연말 1

 

{즐기러 간 건 아니지만...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마우나빌 오션 리조트에서 지냈거든.}

 

지금도 어딘가에는 동백 피어있으리라.

알뿌리들은 언 땅에서 꽃눈 틔고 있을 것이고.

 

쉼표 연주하는 실내악단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뱉는 밭은기침 소리들처럼

겨울이라고 아주 조용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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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턱에서 내려다보아도 수평선은 생각보다 높게 걸려있다.

그만하면 날도 괜찮은 편인데 바다는 선연한 남청색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어둑해지니 깜빡 불들이 까만 스크린에 점점이 박힌다.

마침 보름이라 달빛에 눌려 하늘에선 별이 사라졌는데, 그럼 저건 뭘까?

어선의 집어등이 저리도 밝다. 오징어잡이 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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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에 달동네 하꼬방에서 새어나오던 불빛 같다.

명절이라 더 슬프기도 하지만

천장에 꿈을 펼치는 건 무료이니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은 오늘밤도 누워서 영화보고 있으리라.

등화관제에 불빛 샜다고 벌금매길 것도 아니니

슬픔의 도시 얼어붙은 거리에서도

디즈니랜드의 마술지팡이는 빛을 뿌리며 바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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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ppy Birthday, Vincent! 

 

 

혼자 있다고 혼자는 아니지, 혼자이기는 정말 어렵거든.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

그게 죄라면 한시라도 “Mea culpa”하지 않을 때가 없겠네.

{따라 읽는 사람은 ‘하며 가슴을 친다’까지 소리 내어 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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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며칠 지났고...}

이렇게 한 해 가네?

광음여류(光陰如流)라 하나 그냥 흐른다고 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한 무더기 갑자라 쳐놓고 새 더미로 시작하는데 몇 개비나 올리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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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가 좋은 카메라 구입하면 달려가는 데가 있다.

두물머리에 가면 그저 산소만한 작은 섬 하나가 있는데...

그게 그건지는 모르겠더라.

팔당 댐으로 물이 차기 전에 뒷동산에서 보면

양수리 다리 못 미쳐 바가지 같은 게 하나 떠있었는데

장마 때 떠내려 온 산이라 해서 떠드랑산이라고 그랬었다.

{“아니면 말고”지만, 그렇다면 나는 남은 증인이 되니까...}

지난 것은 다 물안개 피어올라 아련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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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이었다

 

 

“아이야야~” 하다 보니 “쿠쿠루쿠쿠”도 따라나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