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신 침이 고인다고 체했다 할 것 아니고
관절이 새근거린다고 몸살 오나 그럴 것 아니고
“Miles to go before I sleep” 그러며 다니게.
{자리보전하면 뭐가 생기냐 말이지.}
독감 증세를 세세히 이른다고 귀담아들을 사람 없다.
다 그런 거지, 감기 다 그렇지.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픈 거지 듣는 사람이 아프겠나
죽다 살아나거든 그때 감기 떨어졌다고 그러게.
기다림꽃
하루걸러 소나기 한번은 쏟아지는 큰 산인데
웬 가뭄이 들었는지
짚신에 물 떠놓은 듯 조금 고인 물에서
송사리들이 헐떡이고 있었어.
바닥 드러낸 남대천에 달맞이꽃이 지천이더라.
달 없는 밤에 기다림꽃이 피어
아주 캄캄하지는 않더라.
그리움꽃 (최종우): 아래 첨부파일
그때-
다가오지만 닿지 않는
닿지 않았어도 방전은 생긴
불똥 한번 튀었지만 불꽃 일지 않은
폭발로 이어지지 않은
불량 카뷰레터였어.
가르랑거리다가 발동 걸리지 않는다고
욕만 얻어먹은
아직 괜찮은 엔진이었어.
지금-
다 못쓰게 되어 죽는 것도 아니고
다 망가져서 버리는 것도 아니고
싫증이 나면 갈고 싶으니까.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여 오래 쓰려고 그랬는데
골동품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실용성은 떨어지는
구박데기 닭갈비(鷄肋)일세.
아프면 괜히 서러워지니까...
아프지 말라고.
그러면 여러분, 모두 감기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