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偶吟)
뭘 할 것도 아니며 나와 앉아있기는 한데
가슴 답답하고 코 막혀 입으로 큰 숨 쉬고 있다.
투호(投壺)
몰두(沒頭)의 살대를 던졌으나 들어가지 않았다.
명중은커녕 과녁을 맞히지 못할 때도 많다.
{심심풀이 놀이이지 죽기 살기이기야 하겠는가.}
너 나 없이 혼자인데...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아요”라고 흉잡히는 줄 알지만
변명한다고 “아하, 그래서이군요?”라는 대꾸 들을 것도 아니고...
{Solitude와 loneliness는 다른 건데 말이지...}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는 임이 그리워 운다던데
노래는 다 그렇게 시작했을 것이다
배도 고프고 짝 없는 저녁이 길었기에.
그리움이 깊어지면 오래 묵고 향 고운 기도가 피어오르겠지만
그리움이 넘치면 타령이 되는 거지, 그럼 졸작을 양산하게 되지.
탐매(探梅)
반가운 매화는 어디에 피었는고?
생각이 그랬지 찾아 나선 적은 없다.
다닥다닥 달린 매화 사이를 빠져나가느라 다 데워진 바람 맞을 때쯤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흉한 개펄처럼 낙화가 깔렸을 때쯤
도망자가 바람 쐬러 나오듯 거닐면서
“그랬구나, 그렇구나.” 그런다.
끝물 과일 공짜로 얻고 감사하듯
끝자락 붙잡고 좋다고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