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3 아 크리스마스
‘成肉身’이니 ‘化肉’이니 하는 말, 이미 믿겠다고 작정하고 배운 말이 아니라면 알아듣겠나?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요 1:1) 그랬고
“말씀이 육신이 되사 우리 가운데 거하시니”(1:14)라 했다.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희랍어 ‘Λὀγος’를 ‘말씀’-정관사의 용례를 새겨야겠지만-으로 옮겼다.
극중 인물의 말이기는 하지만 Faust는 고심 끝에 ‘로고스’를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고.
漢譯에서는 ‘道成人身’이라고 했는데
‘道’의 철학적 의미를 합의,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표현이 더 그럴듯하겠네.
神的 存在가 인간의 모습으로 顯現(epiphany)하였다는 敎理와 神話들은 기독교에서만 아니고
(소수의 고등종교를 예외로 하고) 많은 종류의 신앙 傳承에서 발견된다.
기독교의 경우에 희랍-로마의 철학적 성과를 解釋의 도구와 傳達의 통로로 채택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組織神學(systematic theology) 혹은 敎義學(dogmatics) 체계 안에서 제시할 수 있었다.
成肉身 혹은 化肉으로 굳어졌지만, ‘incarnation’을 딱 뜻이 들어오는 다른 말로 옮길 수 있을까?
逐字的으로 옮긴다면, in-carn-ation은 具-體-化이다.
抽象이 몸을 갖추게 되면 지각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명백해진다.
그래서 incarnation의 다른 뜻은 disambiguation이기도 하다.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존재가 事物이 아니고 人格的 存在라면
또한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이겠네.
‘사랑(Love)’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 그리고 살아 행동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사랑, 그건 말이 아니라니까.
사실 명사도 아냐, 진행형 동작으로만 존재하는데,
“그걸 어떻게 보여주겠니, 우리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자, 사랑하면 나를 알게 돼.”
--그것이 성육신의 의미일 것이다.
새벽송(caroling on Christmas eve and early morn)의 추억과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의 敬拜, 아기 예수와 마리아 요셉이 있는 마구간의 情景
다 좋다.
그런 계절이 있으니 기쁘다.
기쁠 수만 없는 상황에서조차 “Rejoice!” 외침에 저항이 없다.
非神話化(demytholization)? 뭘 모르는 사람들의 아는 척, 잘난 척.
多宗敎 사회, 그래도 한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갈등이 덜한 편이었거든.
시작은 개신교 근본주의자들(fundamentalist)에서였겠지만
다른 종교의 신자들, 무신론자들, 평등을 내세우면서 특성을 인정하지 않는 냉소주의자들의 반격에
기독교는 수세에 처하게 되었다.
{이미 부도덕한 교계의 거물들과 신자라는 정치 謀利輩들에 의해 自滅해가는 중이어서 힘을 못 쓰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세운 크리스마스트리에 왜 십자가를 달았느냐는 시비에 반발은 할지언정
합리적인 반론으로 설득하려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
{먹혀들어가야 말이지...}
미국의 많은 주와 시에서 “Merry Christmas”라는 인사 대신에 “Happy holiday”가 통용되었고
공직자가 ‘Christmas’라는 말을 무심코 뱉었다가는 징계 등 불이익을 당해왔는데
Texas에서는 금년 6월에 ‘Merry Christmas Law’가 통과되었다.
공립학교에서도 그동안 winter party로 불리던 것을 Christmas party로, holiday tree를 Christmas tree로 부를 수 있는 ‘자유’가 법으로 보장된 것이다.
다른 주들이 보수 우익 크리스천들이 다수인 텍사스를 따르게 될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Merry Christmas~”는 법의 보호를 받아야 입 밖에 낼 수 있는 세상이다.
아, 이해할만 해, 왜 그리도 ‘Christmas’라는 말에 과민 반응하는지.
그건 ‘Christ +mass(worship)’라는 합성어로 “그리스도를 경배함”이라는 뜻이니까.
“내가 왜?”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오죽 많겠어?
그래도 그 말을 死滅하려는 외부적인 노력보다 뜻조차 모르며 誤用한 信者(?)의 거짓예배가 더 문제 아닌가?
“안녕들하십니까”가 이런저런 큰 파문을 일으키는 세상에서
기분 좋게-그러자면, 진심으로!-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를 교환할 수 있겠는지?
그야 빚이 있으니까, 釋誕日에도 국민적 합의에 따른 인사로 서로의 安寧을 기원해야 할 것이고.
“말씀이 육신이 되사...”가 의미가 있으려면
불신자조차 “아, 그래서 큰 가르침이구나” 정도는 인정하려면
‘사랑’이라는 소리글자가 사랑하는 행동과 삶으로 뜻을 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聖誕이다.
아니라면?
예배당에서 왜 ‘holiday tree’를 세우며 일없이 저희들만의 흥청거림으로 소란케 하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