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1

 

‘막토회’, ‘첫금만’ 식으로 날짜 정해서 모이는 것도 아니고

“우리 친구 맞아?”가 의심스러울 만큼 띄엄띄엄이지만

명분을 만들어 도르리로 만나기도 한다.

 

아내가 다니러 나왔다고 가구와 그릇이 없는 임시처소에 몇이 들렸다.

잔이 없으니 다모토리로 돌리고

할 줄 모르는 이들이 와인 한 잔에 우럭우럭, 건드레해지고

간잔지런한 00는 시차를 핑계로 누웠다 일어났다 그러다가 그루잠에 돌입했다.

통기타 시대보다 조금 앞선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간만에 기타 반주로 옛 노래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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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는 것도 없는 총무 자리 궂은 일 여러 해 감당하는 친구

 

 

2

 

어느 고등학교 동기 졸업생들 중에서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넷이나 나왔다니 ‘특기사항’이기는 하다.

이를 다룬 어느 기자는 “동기들 중 유명 인사로는 (... ...) 등이 있고

교수는 100여명, 의사는 40여명이 있다.”로 기사를 맺었다. 그래서 별난 건가?

아닌 사람들은 뭔데? 껄껄 웃기로.

 

새로운 KS-고려대 + 소망교회라나- 이전에 존재하던 KS는 선망뿐만 아니라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는데

학벌 때문에 경력이 괜찮았고 양지쪽에 선 자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제 분야에서 실력 있고 노력했기에 대우받은 것이야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생태적으로 겸손하기가 쉽지 않았음은 짐작할 만하지만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섬긴 자들도 아주 없지는 않으리라.

 

  

3

 

아브라함 링컨이 그런 일을 당했다던가 꿈을 꿨다던가...

길가에 서 있던 사람들이 지나가는 그를 보고 소리치더란다.

“천생 평민 상이구먼!”

링컨의 대꾸?

“여러분! 하나님께서 보통사람들을 좋아하셔서 보통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들어내셨을 겁니다.”

 

제몫해내는 보통사람들 많은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그 학교 교가는 “내 나라 나라집의 동량(棟梁)이 되세”로 끝났다.

기둥 아니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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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중섭 아니면 어때, 박수근 아니면 어때?

 

그들을 생전에 혹은 일찍 알아주지 않아서 속상한 게 아니고

나중에 ‘그림 값’으로 화가들을 쳐주고

일없는 신화를 만들어내는 게 우습다는 얘기지.

 

그러지 않았다면 나도 그들을 몰랐겠지.

이중섭, 박수근 예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지.

 

그 둘 아니면 어때?

에이, 고흐 아니면 어때?

무슨 ‘...눈물’인지 아니면 어때?

예쁜 그림 많아.

착한 화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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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

대보름이라서 그림 하나 내려놓는다.

“으응, 그거?” 하겠네?

{일등국가 문화시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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