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춘(惜春) 5
Soiree, 몇 달만인지...
밤 문화를 찾는 건 아니지만 밤 외출 없이는 문화도 없는 건가
그간 혼자 좀 그랬다.
청담동 진흥 아파트를 지나가는데 벚꽃이 지천인데다 매화 암향으로 어지러워
“참 좋은 동네네...” 그랬더니
“지금이 좋은 때지.”라는 대꾸.
그러네... 사람들이 부러울 것도, 어울릴 것도 아니니까.
첫사랑은 처음 오는 것.
그때도 단 하나로 다가오지는 않으니까
운명이라기보다는 선택일 것이다.
나중에는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하지
섞이고 보면 누구였는지는 희미해진다.
그래도 선택은 계속된다.
더 예뻐서가 아니라 외따로 나앉았기에 눈에 띈 것이리라.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제 갈 길 가는 것이고.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하리요?
곱게 떨어지면 폐품 활용할 수 있으니까.
피고 짐.
깨고 나서 담담하게 “오랜만입니다.” 그러더라.
떠나면서 바뀌지 않은 어조로 “다시 뵐 줄로 알고... 그럼.” 그러더라.
그간 무슨 일이 없었으니까.
{에이, “서부전선 이상 없음!”}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지금은 가야 할 때니까.
그렇게 따로 떨어지게 되면 인사하기가 쉽지.
그 정도라도 특별했음을 위로로 삼고.
‘Goldberg Variations’를 연주자와 5 ft 떨어진 자리에서 현악삼중주로 들었다.
비올리스트의 약혼반지에 박힌 쯔부 다이아 크기를 가늠하고 첼리스트의 콧수염을 밀어줄까
그러면서 들었지만
나중에 일어나서 박수치며 “Bravo!” 그랬다.
뜨셔라, 또 나 혼자만...
{다시 보겠나, 그렇게 인사하는 것이다.}
lacrimo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