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네 1
떨어진 것들과 흘린 것들이 저희들끼리 모여
내를 이룬다.
{보탠 게 없는 사람들은 거기서 ‘春江花月夜’를 부른다.}
누구나 슬픔의 강을 건너야 하거든.
빠져 허우적대기도 하지만 다들 용케도 건너오더라.
물 먹고 토하고 기운 내어 걷더라.
첫사랑이라는 말은 사랑하고 잃은 적이 있다는 뜻이다.
{‘처음’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그렇지...}
잃었어도 묻지 못하는 건 자식, 그냥 안고 간다.
아이를 잃었다고 해서 차라리 없었던 게 낫다고 할 엄마는 없다.
상실은 지녔던 것의 아름다움을 돌아보게 하고
가졌던 것의 부당한 요구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빼앗김은 비우지 못한 그릇에 베푸신 은혜.}
이상 세 작품은 Kathe Kollwitz의...
사별은 좋은 사진만 골라서 영구보관이 가능한데
살아 헤어지면 더 좋은 그림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안타깝거든.
어딘가 있는 줄 알지만 같이 지내지 못하는 아픔은
포기하지 못함이 독이 되어 조금씩 죽인다.
삶은 도반(道伴)처럼 붙어 다니는 죽음으로 고귀하고
사랑은 이별을 마음에 두었기에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