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시대 1

 

격렬비열도, 피아골, 개마고원, 구월산, 졸본성, 상하이..

의미도 없고 연관의 단서가 없는 지명들이 무작위로 떠오르더니 반딧불처럼 날아다니는 밤에

노래방 썰렁 레퍼토리 일번으로 악명 떨치는 ‘선구자’를 뽑고 싶다.

더워서 그런 거겠지?

 

화는 화(火)니까 화내면 화(禍)지.

백인당중(百忍堂中)에 유태화(有太和)라는 말씀은 국가공동체라는 큰 집안에도 적용되겠다.

총을 들었던 의사(義士)께서 그런 휘호를 남기셨네?

{“잠깐!” 그런 뜻으로 손바닥을 보이신 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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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서는 아니고 나도 화(和)를 이루고 싶은데

좀 어처구니없기는 하거든.

 

보수언론의 대반격은 어차피 survival game인데

보전포(步, 戰, 砲)에 공중, 함포 지원까지 받아 너 죽고 나 살자는 걸 뭐라 하겠어?

무슨 운동 벌렸다는 네티즌들을 발본색원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섬멸하겠다는 것도

공권력의 근성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이건 정말 아니잖아?

 

알아, 나도.

“국민 눈높이가 별 건가? 딱 나 같겠지 뭐. 나도 국민이니까.” 그런 뱃장인 게지.

아이고(=너 나 없이 괴롭구나).

애초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맞나?-였다고 그럴 때 알아봤지만.

 

양치기소년이 참말하면 그게 거짓말이니까

제 인품과 도덕성에 따라 날숨처럼 흘러나오는 말과 짓을

고칠 것도 나무랄 것도 없다.

 

어찌 그만 양두구육, 오리발 내밀기, 일구이언으로 비난받아야 할까?

{남보다 드러난 탈법, 위법, 범법의 가짓수가 많기는 했지만 회개하기 전이야 다 죄인이니까...}

챔프 아니라도 중량급 정치인이라면 숱한 예선을 거쳐 그 자리에 이르렀거나 버티는 건데

누적된 반칙이나 벌점에도 불구하고 퇴출되지 않는다는 건 보통사람의 생존술로는 꿈도 못 꿀 재주니까.

여야 가릴 것도 없고 현재 나무 위에 올라가있는 사람의 밑이 들여다보일 뿐이지 뭐.

 

그/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나 말야-은 그런 거울을 통해서 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절망하는 거지.

“내가 이렇게 흉측할 수는 없어. 이건 내 얼굴이 아냐.”라고 절규하는 동화 속의 ‘의붓어멈’처럼.

{그게 정치적으로 적절한 단어가 아닌 줄 알지만 다 아는 얘기 하다 보니...}

 

나는 제 자화상인 줄도 모르고 “세상에 저런 추물도 있네?” 손가락질했거든.

논가 외딴 우물을 들여다보던 윤동주처럼 그가 미워지고 가엾어지고 그리워져서

이제는 그만 지워야지, 받아들여야지, 사랑해야지, 너 안의 나를 사랑해야지, 나처럼 너를 사랑해야지

그러다가 그만 눈물이 나와, 에이 거 참 시작하니 아주 줄줄~이네, 쩝.

내 탓이라고 그러다가, 나를 용서해달라고 그러다가,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러다가

날 샜네? 더워서 잠 못 이루고는 무슨 큰일해낸 듯 둘러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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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야 사랑받는다면 몇이나 시집장가 가겠는가?

{그래도 제 눈에 안경인지 다들 짝 만나 잘 살더라고.}

예전에 봉봉사중창단이 “아무리 못 생긴 아가씨도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라는 노래를 불렀지.

사랑하거나 받지 못하면? 그 예쁘던 모습이 어느새 사라지더라고.

혜산(兮山) 박두진 선생님이 수석 몇 점을 주셨는데 돌보지 않으니까 흉물처럼 되더라고.

돌조차 사랑받아야 하더라고.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그게 그런 게 아니더라고. 돌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그러더라니까.}

 

해서 얘긴데...

{‘맹세’라고 그래야 애써 지킬 맘 생기겠지?}

내가 이명박 대통령님을 사랑하기로 했다는 것.

위하여 기도하겠다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예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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