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흐림

 

산뜻, 반짝, 상큼, 햇볕 쨍 기분 짱, 룰루랄라... 언제나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

햇볕만 나고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이 되고 말게?

마른장마라고 다니기 좋다 할 게 아니고 차라리 쏟아지기를 기다리자.

노래만 부르라 해도 도리 없이 새어나오는 흐느낌은 또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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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구름 떴다고 “한참 비 안 오겠네?” 그럴 게 아니라고.

여름 산 날씨는 금세 바뀌거든.

봐, 저기 매지구름 다가오잖니? 장막 치듯 먹구름 달려오는 게 잠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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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리나 상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바벨론 강가에서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나이다” 그런 것도 있겠고

백성이 권함을 듣지 않고 돌이킴이 없는 고로 가슴을 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울음의 종류와 눈물의 질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나는 뭐... 그냥 그래.}

아마도 빗물이겠지.

 

딱히 병이랄 것도 없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다들 지니고 있는 그 왜 조울증 말이지

어제 마침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어찌 알고 걸려온 전화인가 “오늘 저녁 시간 괜찮나? 저녁이나 같이 들자고.”

“오늘은 좋은 걸 먹자. 전에 수제비는 좀 그랬지?”

찾아간 데가 손님 받을 형편이 아니라서 대문 허술한 델 들어갔는데 그게 아니었다.

으그, 한 끼가 한 주일 치보다 비싸게 쳤구나.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그래도 ‘Up’ 화살표로 돌아섰다. 좋은 얘기들 나눴으니까.

 

나와 보니 수운회관 위에 달이 걸렸는데

아니, 어찌하여... 달이 두 갤세?

수운(水雲)이라 그런가 수유하는 유방처럼 많이 부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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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달 둘’

 

 

멀리 있어 만질 수 없네.

하늘의 달은 그림의 떡이네.

 

 

 

돌아와서 불을 켜고

5초 안에 흑암 중에 횡행하던 바퀴 군단 섬멸, Mission completed!

 

누웠는데

더워 잘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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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나도 어리고 작았지만 너보다야 훨씬 커서

아장아장 걸어오는 널 보며 “꼬마가 귀엽구나” 하며 웃어줬지.

발길로 내 밑동을 툭툭 찰 때 아플 거는 없지만 기분 좀 나빴는데

“애들은 다 그렇지 뭐” 싶어 참았다.

그렇게 찾아오는 네가 좋았거든.

지나가는 걸 보기만 해도 “아 오늘은 재수 좋은 날” 그러며 휘파람 불었다.

 

네가 대처로 나갈 때에 따라가지 못했고

가서 뭘 하고 지내는지 일러주는 이 없는데 알 리 없었고

타박타박 걸어오는 널 보았지만 달려가 얼싸안지 못했다.

{네가 다가와서 쓰다듬으면서 “그 동안 잘 있었니?” 그러면 꾸벅, 찔끔 말고 달리 할 게 없겠지.

그럴 리 없으니 그러지 않았고...}

집으로 들어가는 너를 따라 들어갈 수 없어 가지를 뻗쳐보았지만 창문까지 닿지 않더라.

늦도록 불 켜져 있었지만 무슨 얘길 하는지 들리지 않았고.

 

또 떠나는 너를 어쩌겠니?

“웬 흉물스런 고목이?” 그런 눈으로 흘끗 눈길 줬다 거둬도 울지 않을 것이다.

“나 없는 동안 지나가는 구름들에게 인사했지?” 따진다고 억울해하지 않을 것이다.

네 집이니까 돌아오겠지 뭐.

그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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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물 채운 듯 축 쳐진 구름, 저걸 걷어차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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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붓고 나면...

그러고 다시 나타나는 태양, 너 더욱 찬란해.

O sole mio.

 

그러니 흐리면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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