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어요
광복의 감격을 가불한 이는 이런 시를 남기기도 했다.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고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이제는 경제사범을 포함한 상습비리범죄자들의 사면일, 그리고
당연한 기본권인 연휴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날로의 의미나 남았을까...
올림픽에 가서 거꾸로 붙인 태극기를 흔든 것은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다.
우째 그런 일이... 운이 나쁜 걸까?
아니 웬 ‘건국절’은?
이런저런 견해야 있을 수 있지만, 정권과 여당이 그렇게 여론을 몰고 갈 수 있는 건지?
“저는 다른 욕심이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이 잘 되도록 하고 흐트러진 나라를 제대로 세워놓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
이라고 이대통령은 그러셨다.
왜 흐트러졌는지? 누가 흐트러트렸는지? 어떻게 하는 게 제대로 세우는 것인지?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이대통령만 두고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일찍이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던” 모든 정치가들,
금방 지나간 날들의 국가수반(?)이었던 김대중, 노무현 두 분들도 저들은 ‘세웠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그 '공휴일‘이라는 게 난 야속하더라고.
갈 데 없고 만날 사람 없고 몸은 아프고 실내온도가 체온보다 높고...
해서 2호선 순환 전철 타고 한 바퀴 돌면 두 시간쯤 피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나 지금 설사하잖아, 급해지면 어떡하라고...
TV, 라디오가 없으니 올림픽 없는 세상에서 산다.
그러다보니 ‘하루’가 그냥 갔다.
어머님 이장, 수련회 준비 및 참가, 아버님 일주기와 합장 예식 등으로 고단했으니
하루 빈둥빈둥은 봐줄 수 있겠지.
밤이 되니 고맙게도 비가 내려서 달궈진 천장을 적셔준다.
살만 하니까 메들리로 삼일절 노래, 광복절 노래에다가 보태어
뭘 모르는 아이들이 저항가요로 사용하던 ‘해방가’까지 화풀이삼아 뽑아본다.
{그런데 “노고지리 앞서가자 해가 뜨는 이 벌판”이라던 노래는 왜 사라졌을까?
예전에 달구지에 걸터앉아 부르던 생각이 난다.}
광복절이니 건국절이니 그런 논쟁으로 열내는 게 아니고...
속상해도 밀어주기로 했으니 그분 위해서는 아니라도 이 나라 위해서 기도해야겠고...
그냥 “그간 이랬습니다.” 라고 인사 몇 줄 남기는 셈.
두 달 전에 벌초, 단장했던 산소가 이제는 파헤쳐지고...
이제는 교인이고 종단이고 ‘행동하는 욕심’으로 믿음이건 양심이건 다 무찔러버리는 세상.
묘지를 관리하던 모 기독교 교단은 아파트단지 개발 욕심으로 ‘신규 매장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어 승소했다.
21년을 기다리시던 어머니는 거기서 아버님을 맞이하지 못하셨고
일 년 후에 아버님께서 새로 자리 잡은 곳으로 옮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