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슬아씨 1

 

세 번 마주친 조선 가을 재미없었고

이번에도 특기사항 없이 지나갈 것이다.

그래도 좋다.

 

그냥 선선해졌다든지 쾌적한 기분 말고 뭔가 있다.

억만 개 촉수들이 억만 개 세포를 하나씩 맡아서 동시에 간질이듯

못 참을 건 아니지만 격한 자극이 있다.

 

윤기 흐르는 잎들에 가려 연두색 대추 잘 보이지 않지만

들여다보면 열매가 잎보다 많이 달렸다.

붉어지자면 더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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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고 놓치고 오래 기다리는 환승정거장에서

날 향해 뛰어오는 가슬아씨를 일단 껴안았다.

숭업다는 생각 들지 않았는데 얼굴이 달아오른다.

 

{더 좋은 말 따로 없어 당신이라 하자.}

당신이 내리고 당신에 젖는다.

봐도 어쩔 수 없으니 보고 싶다는 말 할 것도 없는데

불쑥 찾아와 또 몇 달 엉망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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