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릴지
같은 날이 대보름이지 Valentine's Day에다가 안중근의사 사형선고일이고 보면.
{공식적으로 ‘안중근의 날’로 지정된 것도 아니니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너 그거 알아?” 한 셈이지 뭐.}
미국에서, 그것도 남부에서 살면서 좋은 것은 집값뿐만 아니고 음식 값이 싸서이다.
식품이 싸다고 식당 음식이 싼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고농축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fast food나 사먹지 고급 레스토랑 다니는 건 아니니까...
햄버거(Whopper)가 두 개에 4불-buy one, get one free-이요~
그럼 이걸로 Valentine's Lunch 됐지? {와인 작은 병 하나에 단돈 1불은 보너스로}
“금번 선전기간을 통하여 특별 봉사요금으로 고객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가 지나면?
같은 값이라면 좀 나은 걸 택하지.
한국에서 살적에야 낙과 주워다 파는 꼬부랑 할머니 행상에게서나 몇 알씩 샀을까
좋아하는 사과 먹어보기도 부담되었더랬지.
아, 후지사과가 한 파운드에 88전이요~ {세일 기간이라니까}
-어머나, 꿀사과네, 저 하트 모양 꿀단지 봐!
-어느 세월에 통일 기다리겠니, 이게 대박이다 야!
-그래도 저녁에는 오곡밥에 나물반찬 해먹자.
{선수들이 블로그에 올리는 것 같지 않고 그릇도 없는 집이지만...
한국 가면서 그릇 치웠고, 한국에서 돌아오면서 또 치웠고, 돌아와서는 얻어온 것들 몇 개}
꽃? 왜 연중 가장 비싼 날에 꼭? 한 주일 전에 미리 사온 것 오래 가니 기특하다.
고백인지 과시인지 별나게 굴 것 없다.
하늘에 비행운으로 “I Love You”라고 쓰려던 사람 안됐네.
‘I ♡ U’까지는 읽어줄 수 있었는데
그 다음에 애인 이름 이니셜 긋는 동안 먼저 그린 건 희미해지더니 아주 사라지대.
그런 거야, plaisir d'amour ne dure qu'un moment.
사랑이 시작할 때에 ‘그대’는 아직 ‘이름’으로 나서지 않았고
이름으로 좌표를 차지할 즈음 빨강 하트는 가버리고.
그 ‘I ♡ U’조차 지상에서 보자면 원산폭격 포즈에 가랑이 사이로 봐야 제대로 뵈니 말이지.
허니까, 거꾸로 볼 때나 아름답다? 그런 게 어딨어?
극장 즐기지 않는 바람에 보호자/ 동반자 없어 가지 못하는 분을 위하여 오늘 하루는...
그런 마음으로 가서 걸린 게 ‘Attorney’였다.
1000만? 그러면 가볼 수 있는 이들의 반쯤은 보았다는 건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련다.
볼 때 정서와 투표할 때의 마음도 다를 것이고.
그런데 그 영어자막 정말 가관일세, 그런 걸로 외국인이 어떻게 영화 내용을 알 수 있을까?
외국영화를 들여와서 한글자막을 붙여놓는 건 또 어떨지?
아 국밥집 경기는 좀 나아졌을까?
돼지국밥 들지 못하는 분과 순천 가서 에드워드 권인가가 엄지손가락 들었던 데를 찾아갔다.
문 앞에서 분위기 살피더니 한사코 거부하는 거라.
그 동네 돼지국밥 말고 먹을 게 있어야지, 입이 댓자나 나와 헤매다가 쫄쫄 굶었네.
딱히 무지 좋아해서도 아닌데, 미처 잡지 못한 잡내마저 그리워지니
에고 늙어서는 아무래도 고향하늘 쪽을 돌아보게 되는가보다.
달은 둥실 떠오르고.
이제 와서 체육계의 비리니 엘리트 스포츠니 하며 떠들어대니까
흥분해서 응원하던 내 꼴도 우스워졌다.
{여러 날 새벽잠 놓쳤더니, 내 참, 혓바늘까지 돋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