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arm! (Sleepless Night In December)
그렇죠 뭐, 다 그런 거죠 뭐
몰라서는 아니고
그런 줄 알면서도 서운하고
그리 되지 않았더라도 시원할 것도 없는
그러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데
그래도 ‘그래도’라는 말이 생각의 꼬리를 잡아 뒤끝이 깨끗지 않더라고.
에이 참.
‘시답다’는 말이 있으니 시답잖다고 그러겠는데
시답다고 그러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시인들 여럿이라도 시다운 시가 없는 게지요.
에이 참, 시시한 것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말이 뭐냐고 그랬더니
사랑은 가도 또 오는 것이라고 그러네.
에이 참, “사랑은 가실 줄을 모릅니다”라는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산벚나무 지고 팥배나무 조팝나무 꽃 아어 피듯, 간간이 숨고르기... 그런 게 아니라니까.}
줄 것 주지 못해 답답한 거지
받을 것 받지 못해 속상할 것 없어요.
줄 만한 사람 따로 없으니 찾지 말고
있는 대로 나눠요.
슬플 이유 없네요.
납득되지 않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동안
차를 술처럼 마시면 됐지 곡차라고 그럴 건 없대도....
지워지지 않는 것을 미워하면 뭐하냐고?
에이 참, 그래도 잠이 안 오네.
아까운 밤 그렇게 가네.
바다에 내리는 족족 녹고 마는 눈처럼
보람도 없는
설운 몸일래
일부러 내려
녹노랍니다.
-김억,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