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샹송
아픔을 곧잘 참는 줄 알았지.
못 이기는 사람들 보며 견뎌보라고 그랬지.
아픈 건 아픈 거데!
그러니 이제 아픈 이들 보면 “얼마나 아프시겠어요,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래야겠네?
그때야 호두까기인형이 있을 게 뭐야, 부럼 깨문다고 호두, 잣, 개암... 이로 와지끈했는데
에이 어찌 그때 같겠냐만 우습지도 않게 굴전을 들다가 속에 들은 굴 껍데기 조각을 씹고는 이뿌리까지 금이 가서
결국 뽑고 말았다.
사무실에 나갔으나 앉아있을 기분이 아니라서 일찍 나왔다.
비가 오려나... 기온 좀 떨어지면 혹 눈 되어 내릴는지?
하늘이 잘못 빠진 막사발 빛이다.
{도공의 긍지? 그런 것 없어 시원찮은 것도 파쇄하지 않더라고.
그 연민 덕에 이제껏 산 게 아닌지...}
겨울 하늘빛이 저렇긴 하지만 하늘 담은 물빛이 그렇듯 마음도 그렇겠네
아픈 데야 명랑할 수 있겠는가
연말엔 아무래도 가라앉게 되지 뭐
한참 또 떨어져 있겠네
{우린 뭐 공식적으로 기러기가족은 아닌데 아내는 내일 미국으로 들어간다.}
나 지금 우울한 거 맞지?
{그라모 아들 말로 꿀꿀모드라?}
감포 바다가 늘 흐리고 험하지는 않지만...
딴 데 맘 쓰자고 머릿속에 ‘우울’이라는 글자를 써본다.
마음이 천천히 가는데 왜 ‘근심 우(憂)’가 되었는고?
울? 그거 종이 없이 생각으로 그릴 수 없는 자야, 그러니 답답한(鬱) 거지.
입 크게 벌릴 수 없어 노래하지 못하겠네.
속으로만? 그러면 우울한 샹송이겠네.
{“우체국에 가면...” 그런 얘긴 아니고.}
‘눈’
밤새 내린 눈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꽤 쌓인
이내 녹는
기억으로만 남는
그렇게 오래 가는
해마다 첫눈을 따로 꼽고는
첫눈 아니라도 좋고
마지막 눈이라고 우기는
내릴 때도 그렇고
녹아 질척거릴 때도 그렇고
잠깐 덮었다가 드러날 때도 그렇고
그런데도 좋다는
임도 정도 그런 것 아닌지
갈사람 붙잡고 간사람 데려오고
세월이 그리 될 건 아니지만...
가가 가믄 가도 가라?
그믄 야도 가메로 가뿌믄 우야노?
가는 가도 야는 어에든둥 단디 뿌뜰어레이~
{그다네 내가 가가 가올께}
You w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