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2 다 지나갑니다
“좋구나!” 그러면 된다.
악연 따로 없고 마주쳤다가 지나가는 것에 집착하면 그게 그런 거겠네.
한참 가다가 돌아다보며 손짓하거든 빙그레 웃어주기로.
됐지!
지나가고 나서야 있었나보다 싶은 찔레꽃 향기 같은 것
그러니까 늘 “뭐지?”하다가 놓쳐버리지만
다가오는 걸 알았더라도 잡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
아쉬움은 그리움을 낳고 그리움은 기다림을 낳고 기다림은 아픔을 낳고
아픔은 더 아픔을 낳고 더 아픔은 더 사랑을 낳고
더 사랑은 소유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고 놓아주고 오래 참고 많이 슬퍼하고.
세월이 빠르기도 하고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으니 광음여류(光陰如流)라 했는데
그건 그러니까 좋은 시절이었다는 뜻.
괴로웠으면 길게 느껴졌을 테니까.
하긴 마지막 몇 해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늘 아파하시던 아버님은
“하루가 너무 길어. 어찌 이리 더디 가냐?” 그러셨더랬지.
사흘쯤 아프고 지나갔다.
그렇게 지나간다.
Todo pasa, todo se pasa.
어렵다지만
더 어려울 거라는데
그래도 어떻게 견디시구려.
감당하지 못하겠으면 팔 하나 주지 뭐.
그러고 살지.
어느 핸가 설해로 가지 부러졌던 나무들 멋지게 나이 먹더라.
{산뜻하고 명랑한 인사가 아니라 죄송하지만
씩 웃기도 그렇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