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덮친 금요일 오후에 탐매를 꿈꾸며
  
흐릿하고 답답한 게 날씨 탓이려니 했지만 황사 때문인지는 몰랐어.
수만 리 떨어진 내몽고로부터 와서 괴롭히는 것
그렇게 멀리 있으면서도 악영향을 끼치는 게 있는가 하면
‘그대 있음에’로 행복할 이유, 사랑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존재도 있다.
  
바람은 왜 이리 찬가, 봄기운이 전혀 실리지 않았다.
  
때르릉~ 여기 눈 와요, 펑펑.
남쪽인데도?
  
탐매 길에 나섰다면 제대로 걸렸겠다.
踏雪尋梅樂逍遙 눈 밟으며 매화 찾아 떠도는 맛!
  
밟기야 하겠는가 금방 녹을 텐데, 쩝. (배 아파 내는 소리.)
                                   
김명국, ‘탐매도’ 심사정, ‘설중탐매도’
  
눈 속에 피어 雪中梅라 했겠네만 실은 피고 나서 눈 맞은 것이겠네.
서거정이 그러지 않았는가
梅花如雪雪如梅 白雪前頭梅正開
하모! 꽃이 먼저, 거기에 눈 뿌렸제?

  
내버려두지 왜 꺾었냐고?
그만 야단쳐요, 잔가지 하나 꺾어 들여놓은 게 뭐 그리 큰 잘못이라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게 택함을 입었는데!
그 향기에 앓던 내가 일어날 수 있었는데!
김환기, ‘꽃과 항아리’
  
매화가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찾아 나서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