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4

 

비 오는구나!

{우산 들고 나오지 않았는데도}

여름밤 쏟아지는 싸라기별 바라보듯 가슴이 차오른다.

재난방송 메시지 들어올 때마다 산불 조심하라는 당부이던데

그 동안 농부들 마음은 얼마나 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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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지 못하고 매달린 꽃잎들 정리하듯 내리는 봄비를 물끄러미 내다보다가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인 줄 모르지 않으면서도

서러운 건 어쩌지 못해 코끝이 시큰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낙화로 치자면... 휴~ 한숨 한번 뱉고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를 뽑고

가만? 그 ‘우련하다’는 말, 그러니까 왕래가 뜸하다보니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된

있기는 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기는 할까...로 된 {설마?} 존재를 묘사하는?

다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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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하니까

때리고도 맞은 생각만 나서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용서를 구하는 편이 더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죽을죄이기야 하겠냐만 사랑한다면서 무례했음도 잘못이거든.

그러니 다시 안 볼 거라도, 보고는 말 못할 거라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치고 용서는 구하자고.

 

끝난 건 아닌데, 그러니 무슨 뽕짝 이별의 노래가 저밀 이유도 없는데

너무 힘들어 이걸 끌고 가야 되는지 차라리 놓고 갈 건지 고민되는 이들도 있겠네?

사랑이 좋다면 괴로워도 할 것이고 힘든 만큼 얻는 게 없다면 계산대로 정리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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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석 한 톤을 파고 깨고 정련해서 5g의 금을 얻는다고 그러대.

{휴대전화 PCB 1t에는 840g-돌반지 53개-의 금이 들어있다는구먼.}

그러니 양말에 사금 조금 주어 담자면 모래를 얼마나 걸러내야 되겠어?

 

힘들어서 못하겠다면 안 해도 되고

저 좋아서 하는 거라면 힘들어도 끌고 갈 것이다.

 

낭비라면 말이지, 얼마나 더 퍼부어야 할지 가량없고 터무니없는 낭비인가 싶다면 말이지

수백만-수억인가?- 마리 중에 힘차고 날랜 것 딱 한 놈만 영접돌기에 도달하는 걸 생각해보라.

딴 놈들은 뭐냐고? 처음부터 한 마리만 집어내면 될 것 아니냐고?

봄부터 울어댄 소쩍새도 한 송이 국화꽃 피우는데 일조했을 것이다.

또 사과꽃 폈다 진 자리마다 끝까지 열매를 달고 있으면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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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울었다 치고

아주 꽝은 아니라는 얘기.

얻은 게 있을 거라는.

{난 묻어둔 자갈에 백일 동안 오줌을 부으면 활석이 된다고 해서 요강 치우는 당번을

석 달 열흘 동안 도맡은 적도 있었다.}

 

그럴 가치가 있어서 시작했을 것이다.

힘들더라도 계속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의 반전이 오는 게 아니고

어찌 보면 기쁨이기도 한 괴로움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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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사랑에 서툴고

나라고 그 위궤양 같은 내출혈이 치료된 건 아니지만

사랑한다면서 엄살떨거나 동정을 구하는 이들이 같잖아 몇 마디 했네.

 

떠돌이 가슴에 붙박이로 박힌 것 하나.

폐부에서 정자나무 씨가 싹튼 사람도 있다고 그러더라.

 

에이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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