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1

 

“사월이 가면” 그럴 것 없고 “오월이 오면”을 생각하면 되는데

그러다가 오월에 들어선 줄 몰랐다.

하는 일이 있는데 한 일은 기억나지 않고

세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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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의 쪽지를 받은 것도 아니고

흰 나방이 날개 칠 때도 안 되었지만

날짜를 기억하니까 같이 나가 밥을 먹고

처음 생각도 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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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귀중하지도 않으련만...

 

  한세상 살다가

  모두 버리고 가는 날

  내게도 쓰던 것

  주고 갈 사람 있을까

  붓이나 벼루 같은 것

  묵은 시집 몇 권이라도

 

   -이근배,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부분)-

 

유물이라고 뭘 남기겠는가?

아버님 양복 내다버리지 못했는데 입게 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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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는 돌아다니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다.

사람이 따지 않고 새도 먹지 않은 열매들은 겨우내 흉한 모습으로 달려 있다가

꽃필 때쯤 되면 어디로 가버린다.

그렇게 비켜준 자리에 새 열매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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