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시는 분 많아
부의금 또 나가게 생겼다며 투덜거리려는데
응? 웬일로 뿌예지긴...
사랑해도 받아주지 않으면 마는 거지 울 건 아니거든.
외로울 때야 외로움 타겠지만 울 건 아니거든.
그리운 거야 어쩌겠냐만 그렇다고 울 건 아니거든.
슬픔이 슬픔을 불러오더라도 울 건 아니거든.
아픈 거야 아픈 거지만 그래도 울 건 아니거든.
울음은 그 자체가 귀한 건데 무엇 때문에 울 건 아니거든.
아마도 빗물이겠지!
섬 나들이가 생존방식인 강제윤이 그랬다,
“함께 있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라고.
안개의 계절이 돌아 왔다. 마을이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마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안개의 군단에게 자리를 내준 것 일 테지.
하지만 나는 마을이, 바다와 산과 하늘이 안개 속으로 아주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안개 속으로 사라진 마을과 사람과 염소들,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다음에야 문득 깨닫는다.
내가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 남겨지길 원했구나.
사람은, 존재는 혼자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 아니다.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존재들 속에서 문득 혼자인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함께 있어도 함께가 아닌 것들. 사람들, 염소들, 마을길과 바다와 산들.
은수자가 사막의 모래바람을 견디며, 외로움에 미쳐버리지 않고 몇 십 년을 살 수 있는 까닭을
이제야 알겠다.
혼자서는 결코 외로울 수도 없는 것이다.
혼자라서 괜찮은
함께라서 더 힘든
그래도 함께이면 좋겠는
그런 날 웬 비는...
미완료 진행형 전설이라고 해두고
기다려보는 거지 뭐.
그렇게 사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