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세상

  

 

질 때 뭐 광고할 게 있겠나 스르르 지는 건데

그래도 동백 같은 꽃은 무게가 있어 톡! 소리는 내더라고.

“봐 나 아직 죽지 않았어, 떨어졌다고 아주 간 건 아니거든” 그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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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데

동백은 달려 닷새 떨어져 닷새는 되는 건지, 그러면 열흘 붉은 꽃인 셈.

{하안 봉오리 끝에 분홍빛 올라와서 젖꼭지만한 붉음 드러내는 날까지 합치면 며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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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천지가 tutti fiori 동시 개화로 몸살 앓던 지난 두 주

꽃멀미에 어지럽고 구토증 동반하여 시름시름, “이러다가 羽化登仙하면 좋겠다” 그랬지만

“나 날지 못하여 人波에 휩쓸리고 말다”가 되고 말았어요.

{알리지 못해서 미안, 형편이 그랬으니 섭섭하셔도...

던지는 돌 태평양 건너오지 못할 것 같아 돌아오자마자 자백합니다.

남은 봄날들 즐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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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伴씩이야, 길벗이라 해두지요, 왜 절만 가냐 그러는데...

1,500년 전에 터를 맡았으니 어련히 좋은 데 골라 先占했겠어요,

꽃으로라도 화엄세계 보여주자고 이런저런 꽃나무 심어놓은 게 오래 되기도 했고

그러니 끝내주는(?) 경치에 꽃구경이 목적이라면 도리 없이 절터를 찾을 수밖에요.

몇 날 동안 참 여러 군데 들렀네.

아쉬운 건 템플스테이가 그리 흥하는 비즈니스인지 숙박시설-요사채도 아니고- 늘어나는 바람에

절간에 의도적인 비움의 공간이 남아있지 않더라는.

{예배당 따라쟁이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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