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온삶 살아내기

 

歲初부터 歲末까지 그분의 눈이 네 위에 있나니

자로 재어 주신 땅을 돌보시며 출입을 지키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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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年)가 바뀌었으니 달력을 갈아 붙였지만

세밑에 진 해가 설에 떠오른 거니 해(日)는 그대로 아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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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맞이하러 동쪽으로, 바다로, 산꼭대기로 줄지어 갔다던데

                            해돋이를 늘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안개나 구름에 가렸다고 해서 해가 안 뜬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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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담론으로서의 유신론이 아니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는다는 건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고 바라는 것이다.

아닌가?

먼저 있는 올날(來日)이 오늘(오! 늘!)을 변혁시킴을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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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은 마쓰오 바쇼를 인용, “모란꽃술 깊은 곳에서 기어 나오는 벌의 아쉬움이여”라며

꿀과 향기를 찾아온 인연들에게 나는 향기 없는 모란꽃에 불과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랬다.

끌어당기지 않아도 제 발로 찾아온 벌에게 미안하다면 미안한 것은

향기가 없어서가 아니고 줄 것이 없어서인데

잘 놀지 않았어? 꽃가루 듬뿍 묻도록 뒹굴었으면 됐지 뭘 가져가야 하는 건지?

{덕만 공주 똑똑하다더니... 벌 나비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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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김(享受)에는 후회가 없다.

아쉬움이라면 오래 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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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우선한다면 수고할 것이고

유희를 선호해도 여유를 얻기 전에는 힘써 일할 것이다.

어쩌든지 마음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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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도 아니고 남은 삶도 아니고

새날 온삶을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