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세상에 실연이란 없다.

보답 없는 사랑, 떠나간 연인은 잃어버린 것일까?

사랑 자체가 보상인데, 무슨 다른 걸 기대했기에?

사랑하고 잃은 것이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낫다는 말

그거 두고두고 인용할 말 아니네.

한번 사랑했으면 잃을 게 없으니까.

 

겨울나그네는 실연해서 떠난 걸음 아니고

얻은 노래 부를 자리 찾아 나선 사람이다.

{“I loved a certain person ardently and my love was not return'd,

Yet out of that I have written these songs.”

-Walt Whitman, ‘Sometimes With One I Love’-}

 

 

0010301.JPG

 

 

추위 피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snowbird가 아니고

무슨 믿음이랄까 그런 마음으로 봄 마중 나온 제관이다.

 

절두산 망나니 칼에 떨어지기 전에 위로하고 축복하며

매화 봉오리 일제히 터뜨릴 날도 정해주어야 한다.

 

 

0010302.JPG

 

 

그럴 뜻이 있었다는 얘기지...

같이 다니다보니 맛집 탐방처럼 되고 말았다.

석화구이로 시작해서 죽통밥, 돌담치 죽, 그냥 ‘전라도 식 백반’이라고 하면 다 설명이 될 것들...

그렇게 먹기만 했다.

 

 

0010303.JPG

 

0010304.JPG 

 

 

 

친구의 여름집이랄지 기도처랄까 뒤가 200평쯤 공지로 남았는데

멀기도 하고 “별장과 X은 처음엔 좋아도 나중엔 처치곤란”이란 말들 하니 썩 내키는 건 아닌데

백년은 됨직한 동백나무 한 그루 서 있고 대숲 지나가는 바람소리 들리는 곳이라서

다산초당, 영랑 생가 등 가까이 있고 맘먹으면 월출산, 천관산 다녀와서 점심 들 수 있는 데라서

좀 아깝기도 하고 그렇다.

 

 

0010305.JPG

 

 

 

마량 지나 고금도, 약산도까지는 다리로 연결되었고

금일도는 배 타고 들어가야 한다.

늦게 가서 머물지도 못했는데 어두워진 후 막배 타고 나와야 했다.

 

 

0010306.JPG

 

0010307.JPG 

 

 

임 찾아 갔더니 뭍에 나갔다기에 허탕 친 것 같은 걸음이다.

 

 

 

0010309.JPG

 

 

그렇게 다녀왔다.

대설주의보 발하고 쏟아져 내리는 눈에

한번 갇혀봤으면 하는 마음 없지 않았으나

집이 있는 사람은 돌아와야 하니까.

 

 

0010308.JPG 

     강진 버스터미널 근처 밥집 ‘맛있는 집’ 나가는 문에 붙인 편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