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구호 중간보고

 

아이티 긴급구호 지원에 동참하기를 권유하는 포스트를 사흘 정도 달아뒀다가

이웃들에게 부담을 끼치는 것 같아 내렸습니다.

 

혹, 동참하신 분들께서 현지 형편이 어떤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

감사의 인사와 함께 상황 보고를 드립니다.

 

21일까지 현금 수납이 10억 원을 넘었습니다.

기업체들의 목돈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개미군단의 참여가 인원과 액수에 있어서 놀라울 정도로 증가되었습니다.

 

한 재소자가 십만 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쉬운 일 아니지요.}

저희 기관에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노숙자들이 삼만 이천 원을 헌금했고요.

{200원을 얻으려고 두 시간을 걸어온다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최근에 수천억 원을 들여 대건물-‘대성전’이라는 말은 없음-을 지을 계획인 교회는

완공된 후에 공사비의 1/10을 넘는 금액으로 아이티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건 “복권에 큰 것 당첨된다면...”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

{꼭 한국정부 같습니다. ‘민간 참여를 포함’ ‘고려’ ‘검토’‘계획’ 등의 조합으로 성명 발표.}

지방에 있는 어느 교회는 일억 원을 내놓았습니다.

 

 

그럼 현장에서 활약 중인 구호 팀의 상황 보고와 향후 계획을 알려 드립니다.

 

* 드디어 현지시간 21일 오후 2시, 농림부 건물 안쪽의 운동장에서 미군 공수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물품 배분을 실시했습니다.

* 차후 배분에 미군 공수부대의 호위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게 그냥 우리를 예쁘게 봐서 된 게 아니고, 한국 퇴역 장성과 주둔 미군 사령관과의 우호적인 인맥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국력, 그리고 공관의 상황대처능력 등이 아쉽습니다. 비싼 수송비 감당하며 물품 들고 선착 효과만 보려고 달려온 여러 구호기구 및 자원봉사단 등의 ‘희생정신 + 무대뽀’는 본인들 노력의 무익함 뿐만 아니라 다른 구호활동에 차질과 역효과를 빚기도 하고요.}

 

* 배분 물품은 쌀과 콩으로, 총 750 가정 3,000명 대상이며 2주간 먹을 수 있는 식량입니다.

* 현지 물자 구입 금액은 콩 1파운드에 한화 약 900원, 쌀 1파운드에 한화 약 600원으로 식품 구입에만 약 1,56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보이며 운송비, 인력비 등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 금일 배분한 마을의 교회 목사(Philip)가 마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그와 배분에 대해 논의했으며 마을에서 필요한 인력 15명을 확보, 배분에 참여했습니다. 마을 모든 가정에 대한 리스트를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가족 대표 1명씩만 물자를 배분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하였습니다.

 

* 배분에는 이00 사무국장, 김00 대리, 현00 대리, 자원봉사자 등 총 10명이 함께 했습니다.

 

* 내일 남은 물자를 배분한 후 의료지원을 위한 장소 확보 및 세팅할 예정입니다.

 

* 조선일보, 국민일보, 매일경제신문, MBC시사매거진에서 배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의료 활동은 향후 의료진의 체류기간을 먼저 조사하여 스케줄을 작성할 예정이고 현재 인력으로는 독자적인 의료캠프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다른 지역과 연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의료 활동을 위해 아이티 현지에 숙소/사무실을 임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의료장비와 물품 등을 제대로 보관/준비할 깨끗한 장소가 필요하며, 청결함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도시설 등이 필수적인데, 현재 임시로 사용하는 선교사 사택 마당은 부적합합니다. 구호 팀의 안전과 향후 지부 설립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한데, 장기계약 시 저렴하게 임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산토도밍고에 체류하는 인력은 김00대리, 김xx대리, 위00간사, 의료팀 선발대 두 명, 자원봉사자 두 명이며, 의료진이 도착하는 대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부게시판에 실린 것이지만 대외비랄 것도 없어

도움을 베푸신 벗들에게 활동 진행 상황 일부를 알려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바라시고 그리 되어야 하는 결과가 따르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