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면서
험한 길이라도 뚫렸으면 나아가지만
빗장 질렀으면 안 들어가지.
마음 아프다는데 밟을 일 없고
돌아가라면 보지 못하고 간다.
안에 있는데도 안 열어주면
방명록에 이름 남길 필요 없겠네.
꽃씨로 다가갔는데 받아주지 않아서
千의 바람으로 어디로든지 날아가
싹틀 만한 데 着地하거든 거기서 자라 꽃피라 했다.
그렇게 잠깐 살았던 데를 일일이 기억할 건 아니지만
종로구립미술관-박노수 미술관- 門間의 섬돌 사이에서 피웠네, 용케 밟히지 않았구나.
‘春 麻谷 秋 甲寺’라는데 마곡사에는 봄이 아직 못 미쳤더라고, 겨우 제비꽃 하나.
평사리 최참판 댁 뜰에서
直指寺에서 모란과 작약 필 꽃밭을 정리하는 보살님, 잡풀이라고 뽑아버리지 않은 마음이 착하다.
묻히면 갇히지만
살아 날 수 있으면 아무 데로든지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