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면 여는 거지 무슨...

 

왜들 그러는가?

죽을 이유보다는 살 이유가 많을 것이다.

그야 살 이유는 모든 이들이 공유하는 것이고 죽을 이유는 혼자만의 문제였을 테니까.

더러는 유서를 남기지 않아 남은 이들은 가버린 이의 죽을 이유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충동자살이라고 단정한다.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하듯. 다 심장이 멈춤으로 사망하는 것 아닌가?}

 

죽고 사는 갈림길에도 이유를 대기 어려운데

블로그? 까짓 게 뭐라고... 열기도 하고 한참 닫아두기도 하고 그런 거니까

To be or not to be 그런 문제 아니거든.

 

그래도 아주 폐쇄해버릴까 하다가 혹시 나중에 아까운 생각 들까 하여 남겨뒀던 거

장마철에 때 아니게 거풍이라도 하듯 내보이는 게 쑥스러워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 게다.

 

이십 년이나 지나 다시 만난 이들과 “let's keep in touch”라고 약속은 했는데

사신을 교환하기는 번거롭기도 하고 해서

수신인을 지명하지 않았다고 해도 불특정다수에게 광고성 메일 보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난,

“나 그냥 이렇게 지내”라는 소식 전하자는 뜻으로

생활을 조금 보여주기로 했다.

 

그리고 조선블로그 old timer들, 무슨 offline 교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드러난 글로만 보아서는 참 멋진 분들이었는데

많이들 떠나거나 문을 닫고 있어서

서운하기도 하고 “나만 남아 이러고 있는 게 주책이지” 싶기도 해서

같이 열면 어떻겠냐는 부탁의 뜻도 있다.

 

제가 무슨 호밀밭의 파수꾼(?)도 아니면서 염탐하는 시선도 있을 것이고

일없이 일을 만드는 “실~데 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창문 없는 단자-Leibniz의 ‘monad without window’를 별 철학적 의미 없이 사용-처럼 살 건 아니어서

노출증과 관음증의 역학이 아니라 그냥 좀 시원하자고

벗기로 했다.

 

괜찮지?

{격려가 약간 필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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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실베이니아 주의 옥수수 밭을 지나가다가 메노나이트 농가에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