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더라도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않으리”(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로 보통 옮기는

셀리(Percy Bysshe Shelley)의 명구를

여름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여름이겠어 가을 금방 와”로 들으면 되겠다.

여름이 어떻다고 그리 힘들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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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전철에서 장시간 보낼 수 있다는 계산으로 용문에 다녀왔다.

{마침 큰비 후 계곡이 시원해서 등산이 힘들지도 않았다.}

싼값으로 더위 피하기로는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나다니면 되는데

워낙 꼴불견이 많고 보니 그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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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쉰내! 당뇨나 치주염 있는 이들의 입내 같은...

수건 때문이리라. 빨아도 사라지지 않는 쉰내.

좋은 세탁기 쓰는 다른 집에서는 어떡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린 별 수 없어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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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조차 몇 번이고 샤워하니 수건은 짜드르 나오는데

때마다 빨아 마른 수건 대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양동마을의 어느 집

전통가옥의 화장실이 좀 그러네.

그 동네 사람들이라고 양변기 쓰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추울 땐 껴입으면 되는데 더울 땐 다 벗어도 덥다.

보태기 냄새와 습도. 흠~ 불쾌지수라는 말.

그러니 착한 사람도 짜증내기 쉬운 날들.

좋아해도 자주 만나기 조심스러운 계절

하안거로 들앉는 게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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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참 미묘한 균형이라서 조금 기울어진다 싶으면 급격히 쏠리더라고.

{딱히 토라질 이유 없는데도 어쩌다가 사이나빠진 연인들이 그렇더라고.}

명분과 실리, 사적 신의와 공적 대의 같은...

{김 의원의 인물평가 같은? 씩이나.}

 

보궐선거에서 이겼다고 “친서민정책이 먹혀들어갔다”고 껄껄거리는 아저씨.

‘먹혀들어갔다’는 말이 ‘보기 좋게 속아 넘어갔지’라는 비웃음으로 들려 씁쓸하다.

과민한 것인가? 여름이니까.

전염력 있는 괜한 짜증 자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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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고나면 이리저리 쓰러지고 말던 노랑키다리-겹세잎국화, 으송화, 나리

그런 건 여름에나 볼 수 있으니까

여름은 열음이고 덥지 않고서야 열리지도 않을 테니까

여름은 여름다워서 좋다면서 지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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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오늘은 바람도 좀 있다.

 

저녁은 불 쓰지 말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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