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문 닫을 때를 놓쳐서 그냥 열어두었던 겁니다.

눈치 보다가 이제는 할 말 해도 되겠다 싶어 고개를 내민 게 아닙니다.

 

‘꺼리’나 ‘깜’도 안 되는 별의별 사적 정서 한 오라기를 글 좀 쓴다고 뽑아내면서

제 기분을 감염시키려는 사람들이

“누구는 슬프지 않냐? 이럴 때일수록 잠잠하자, 기다리자, 손가락질하지 말자” 그러더라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고! 아냐?

제 몸뚱이 아니라서 밟혀 꿈틀거리는 걸 보고도 엄살이 과하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그거 우아함?

 

 

말든지, 끝까지 말든지

하려거든 죽을 각오로.

사과

사랑

{그리고, (죽을 때까지는) 살아가기}.

 

 

적폐? 그거 흔히 듣던 말, 누구나 아는 말?

積弊,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

나는 그런 構造惡과 前代로부터 쌓인 堆積物의 희생자인데 내게 무슨 책임을 물어?

내게 힘을 더 주면, 그리고 더 참으면, 싹 쓸어 없앨게~

 

정권 반대라고요?

하하, 그것 참... 누가 한들...

그저 적폐를 도려내겠다는 마지막 가위질에

절망의 鳶(연)을 붙들어 맨 끈이 떨어져나간 겁니다.

 

 

몸부림 저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제 그만, 뚝!” 야단치는 위선은 털어버리고 싶어요.

그래요, 좀 과하긴 한데, 그게 미개한 게 아니고

우는 자와 더불어 우는 착한 백성의 마음밭이 아주 황폐하지는 않았더라고요.

다시 희망의 씨앗을 뿌려보는 거지요.

넉넉하다고까지는... 그래도 살만큼은 거두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