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그런 기회 또 올까?

 

Texas Rangers의 다르빗슈 유(Darvish Yu) 투수는 지난 금요일(9일) 홈구장에서 열린 Boston Red Sox와의 경기에서 12 탈삼진을 기록하며 영봉승(零封勝)을 거두었습니다. 참 잘했는데 왜 그리도 아쉬울까? 7회 투 아웃까지 상대 타자들이 일루를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perfect game 기대해볼 만? 가슴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때. 쯧, 평범한 뜬 공을 2루수와 우익수가 어정거리는 사이에 놓쳐버렸습니다. 아, 협조 안 되네. 국화 한 송이를 피우는데도 봄부터 소쩍새가, 뭐 그런 삼라만상의 어우러짐과 밀어줌이 필요한 건데, 동료들이 그래서야... 살짝 흔들렸을까, 타자를 걸어 나가게 했습니다. 퍼펙트는 날 샌 거지요. 그래도 no hit no run이 남았거든요. 9회,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등판한 다르빗슈는 두 타자를 잡아냈습니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마지막 타자 오티스(David Ortiz)가 딱! 앗, 우전안타이었고, 대기록은 날아갔습니다. 아 그것 참... 오죽하면 오티스조차 미안한 표정을 지었을까요? {그 전에 범타로 아웃되긴 했지만 7연속 삼진 기록을 깬 것도, 야수(fielders)의 잘못이긴 하지만 실수를 유발한 것도, 마지막 결정적 한방도 그 오티스의 짓(?)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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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것만 해도 어딘데? 탈삼진 12개가 어딘데? 방어율도 낮췄잖아? 그런 말로는 위로가 되지 않지요. “벌거숭이로 태어나서 옷 한 벌 건진 게 어딘데?”라는 말이나 마찬가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들어가 벤치에 앉은 그의 표정은 허탈, 버벙 멘붕~ {그래도 다음날 명랑까지는 아니어도 담담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더라고요. 에고, 그런 거지. 그러며 살아가는 거지.}

 

사실 다르빗슈에게는 전에도 파펙트 내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2012년 MLB 데뷔 이후 Houston Astros를 상대로만 세 번, 그런데 번번이 딱 하나 놓침으로 무산(霧散)되었지요.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그러지요. 그러나 잘 깨지지 않기 때문에 기록이고, 정말 어려워서 대기록이고요. 거기에 비교할 것도 아니지만, 선수 급(級)이 아니더라도 홀인원을 만들 수 있는 것이고요, 프로 정상급이라고 해서 홀인원을 몇 개씩 훈장 주렁주렁 달듯 기록할 수는 없지요. 기록을 의식하면서는 게임이 잘 안 풀릴 것이고.

 

다르빗슈에게 지난 금요일 같은 기회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요? 보통 사람들이 나중에 그러듯이 “그때 잡았어야 하는데...”라는 회한으로 남을까요? 기회의 이마에는 머리털이 있어도 뒤통수에는 없다던가? 동료 추신수가 그랬습니다. “워낙 뛰어난 선수이기에 그런 기회는 또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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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 와서 반짝 빛 봤지만 그저 그렇게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선수, 월드컵을 앞두고 기대를 모으는 선수, 그들도 뛰어난 선수이기는 한데 경기 외적인 언행은 평범한 청년들의 몸가짐 마음가짐보다 못한 적도 있었지요. 그들과 (그때로 보아) 나이 차가 있기도 하지만, 추신수 선수의 듬직한 틀거지에 어울리는 언행을 보면서 편안해지는 것 있지요?

 

아, 이렇게 길어질 얘기가 아니었는데... 놓친 고기가 크다지만, 기다려봅시다.

 

 

 

 

개업 준비가 덜 되어 opening ceremony 초대장을 보낼 단계는 아니지만

개인 웹페이지 하나 열려고 합니다.

근거지를 옮기기가 쉽지 않고,

불유쾌한 댓글을 달거나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하지 않는 블로그 환경은 괜찮은데

아, 소유한 언론사의 정치적 편향성이랄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랄까는 좀...

아주 폐쇄하고 떠나지는 않겠지만, 새 옷 입고 자주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