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2011년 2월 22일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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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정끝별,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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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들어온 두 배 나란히 눕는다.

멀리서 보는 것과는 달리 바다가 언제 평온하랴마는

-그렇지 뭐, 바다는 바다지 뭐-

가까스로 돌아와서도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고 말할 것 없고

잠잠했으니 다행이라며

너 알고 나 아는 얘길

거짓말하듯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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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하고도 두 배로 포개지지 않는 밤도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멀다고 하기엔 더 벌어지지 않은 세월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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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별이 가장 밝다.

반짝반짝 작은 별

별들 나타나기 전에 샛별 혼자 나섰고

별들 다 사라지고도 샛별 홀로 남았다.

The evening star is the morning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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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점들을 어찌 다 알랴?

몇 개를 이어 별자리 이름을 붙여주고도 찾지 못한다.

 

소문난 별들조차 달뜨면 다 사라지고 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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