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홀로래서 좋아라? 아닌 거 같아.
‘홀로라도 좋아라’라면 모를까.
해서 자유를 반납하고픈 걸 두고 ‘Escape from freedom’이라고 그랬을 것이다.
딸 결혼식을 앞두고 아내가 한 주일 먼저 떠났다.
혼자 남은 나? 숨겨진 기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냥... 특기사항 없고, 세 끼 챙겨먹기만 힘들다.
바랄 걸 바라야지... 염치없다.
{중늙은이들 꿈 깨셔, 아내 고마운 줄 알고.}
그래도 써먹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연차휴가처럼 아깝기도.
한국에서 이발하고 가려고 했는데 구내 이발관이 수리하는 동안 휴업한단다.
아하 그거 참... 비상사태이구나.
미용실에 갈 수도 없고, 헤매다가 눈에 띈 게 ‘퇴폐’인지 ‘모범’인지
모범이라 치고 얼마나 잘 깎는지, 또 깨끗할 것 같지도 않고, 어쩐다?
친구는 N대통령 전담이발사가 일하는 H호텔 이용원에 가라고 강권한다. 호텔은 왜?
인터넷 검색 후 택시 타고 만리재 시장통을 후벼 찾아간 곳인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휴~ 민속박물관도 아니고...
그래도 最高는 아니라 해도 最古임에는 틀림없고
84년 동안 3대째 가업을 잇는다는 48년 경력의 이남열 장인
뭐가 있기는 있을 것이다.
솜씨는... 괜찮다. {나이에 걸맞은 복고풍 범생 스타일 뚝딱 완성}
머리 감겨주는데 비듬 방지에 좋다며 식초를 함께 부어...
{비듬은 모르겠고, 기름이 나오지 않아 푸석푸석함을 유지할 수 있었음.}
先慈-그냥‘어머니’라 하면 될 걸 왜?- 기일이라서
부모님께서 돌보시던 교회 예배에 참석해야 하겠는데
오래 전 일로 인사받기도 그렇다.
그 사람이 없으면 그곳이 아니거든.
신부와 함께 춤을.
뭔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안.된.다.
“음악 좋아한다면서 어쩌면 그리도 놀랠놀자 박자치냐?”는 구박 들으며 이를 악물었으나
안. 된. 다.
인증샷 찍을 동안 1분만 견디자.
다녀와서 장마 전에, 뜨겁기 전에, 연초록이 징글맞게 거뭇해지기 전에
한번 숲길을 걸을 기회가 닿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