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2 꽃은 잘 있을까
아파트 마당(中庭)에 감또개와 다른 과수 도사리들이 흩어져 있다.
비바람에 그 숲의 산수국은 어찌됐을까?
보고 지나간 이들 적지 않겠지만 제일 예쁘다고 그런 사람은 나일 것이다.
숲을 가보지 않은 동안 홀로 피었다가 그만 졌을까?
장대비 쏟아지지 않는 날 찾아가면 기다림이 보상받았다며 방긋 웃어줄까?
꽃 피는 날은 짧아도 꽃이 피게 한 날들은 한 세월이다.
꽃 진 후에도 살아갈 날들이 길 것이다.
남은 길은 걸어왔던 길보다 짧다.
사실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갈는지는 모른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그러면 그 가는 데까지가 어디냐고 하는데
추리소설의 뒤를 힐끔거리며 읽는 바보?
사랑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갈 것.
짝 만나 떠나간 딸이 보낸 독립선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