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3

 

친구 떠나니 옆구리 시리다.

길 위에 섰으니 오늘도 걷는다마는...

 

맞닥뜨리고서 짐짓 눈 크게 뜨며 “여긴 어떻게?” 하고픈 은근한 기대를 품고

출몰지역이려니 싶은 데를 배회하는데

목을 잘못 짚은 게야, 이러고서야 사냥꾼이랄 수 있겠나, 쩝.

아니 여긴 맨 애들과 외국인들뿐이네 늙은이 혼자 다닐 거리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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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 잔등에 거꾸로 걸터앉았으니

가기는 앞으로 가는데 뒤만 보는 거야.

지나치고야 비로소 나타나고

또, 멀리 보이는 것들이 더 멀어지지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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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바뀌자면 무슨 계기가 있어 전환점이 되는 건데

와도 온 것 같지 않은 가을, 나 아주 간 거 아냐 버티는 여름

그럴 때 비 한 번 오더라고.

그러면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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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로 시작하는 말:

그간

그래, 그렇지 뭐

그냥

그저

{‘그러니까’는 생략하세.}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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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 Scaggs, ‘We Are All Al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