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네팔에서 1-
우기가 지나갔고 히말라야를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하지만
하루 비를 만났다.
카트만두 어디에서도 보이고 포카라에만 가도 손에 잡히듯 가까운 거리에 있는 듯하지만
네팔 갔다고 해서 히말라야를 다 보고 오는 것은 아니다.
삼대가 적선해야 천왕봉 일출을 본다며?
200 km, 비행기로 30분이면 갈 거리인데 차로 가자니 8 시간 걸렸다.
그렇게 가서 산을 오르는데 안개가 들어차더니 두둑 빗방울 떨어지고 간신히 로지에 닿자마자
함석지붕을 때리는 소나기 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아, 뭐야? 저거 보러 온 거 아니잖아...
다음날 아침에 아주 잠깐 안개 흩어지고 구름 걷혔다.
“아, 저기!” 하는 외침에 “어디?” 하고 두리번거리다보면 이미 모습을 감춘 다음.
안개가 눈앞으로 지나간다.
안개가 코로 들어가고 귀로 들어가고 입으로 들어간다.
배는 차고 가슴은 뜨거워진다.
많이 갔는데 남은 것도 많다.
나귀들의 방울소리~
그리고, 나마스테~
‘아바타’ 분위기의 나무들.
거머리들이 뚝뚝 떨어지지는 않고, 자세히 살펴보면 기를 못 펴는 것들이 조금 남아있다.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는 자연치유 거머리요법 받을 기회 놓쳤네.}
사랑곳-이름 참? Sarangkot-까지 아홉 시간 걸어가 다음날 제대로 보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