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

 

 

아침 산책길에 마주치는 할머니와 말을 트게 됐는데, “낮에는 어디를 가느냐?”라고 묻는다.

“무슨 일 하니?” 그런 뜻이겠네.

은퇴했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뵈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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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어떤 분-아내 친구의 어머니-의 90세 생신 축연(祝宴)에 참석했다가

미국 노인들에게 두 번이나 그런 말을 들었다. 참 딱하다는 표정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미국인이든 재미 한국인이든- 대부분의 노인들 형편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연금은 쥐꼬리만큼, 벌이가 있으면 좋지만 기회도 없고 아무 것이나 할 것도 아니고,

거기다가 요즘에는 자녀들의 경제적 독립시기가 너무 늦다.

쩝, 활발하다는 건 꼭 일거리가 있거나 육체노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한다거나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아 무슨 자서전 같은 걸 쓰는 사람들도 있더라마는.

{나는 종이 낭비와 산림자원 훼손을 방지하는 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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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메리(Mary Kim Cho) 님을 1974년 7월에 뵙고는 그 후 가끔 소식이나 들었다.

Detroit, Michgan에 있는 댁으로 불러주셔서 갔는데

손님상 차려놓은 후에 남는 자투리 시간이 아까워 뭘 하셨는가 하면 용접,

그것도 한여름 땡볕 아래서 정원에 세울 대형 금속 조각물 손을 보고 계셨다.

“우와, 세상에 무슨 이런 할머니가...” 그냥 완전 쫄았다.

뭐 하시던 분인데? Pianist.

이화여대 음대 교수도 지내셨고, “학교종이 땡땡 친다~”를 작곡하신 분.

그 후 미국으로 다시 건너오시고는 생화학과 미생물학을 공부하셨다, 학사, 석사, 46세.

그리고 삼십년을 병원에서 검사원, 연구실장 등으로 일하시고 남편과 사별하신 후에는

73세 고령에 평화봉사단원으로 Liberia에 가셔서 3년간 섬기셨다.

{내놓고 사는 여자들에게 유방가리개 착용하기, 숟가락 사용하기 그런 운동.}

76세에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전공, 그리고 한인 노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셨다.

86세에 스트로크,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어지자 글을 쓰셨다.

그렇게 101세까지 사시다가 2005년에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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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은 동갑내기, 부시 대통령이 몇 달 빠르다.

 

 

아버지 부시(George H W Bush) 대통령이 지난 6월에 90세 생신을 맞이하셨다.

75세, 80세, 85세 때도 그러셨듯이 스카이다이빙으로 자축. 그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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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 George H W Bush호 승무원들이 대열을 지어 "41대 대통령 각하의 90세 생신을..."

 

 

 

그리고 그저께 “곱게, 총명하게, 건강하게 오래 사셔요”라고 인사드린 분, Lily Choi Koo 여사.

상해에서 태어나셔서 거기서 음악 공부, 해방 후 이화여대에서 공부 계속하시며

미군정, 전후 시대에 영어가 되니까 통역과 적십자사에서 일하셨다.

도미, 46세에 딸과 함께 대학에 다니셨다. 교육학 하시고 음악교사로 일하셨다.

90세, 영어 되니까 지역공동체와 미국인교회에서 봉사활동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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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참...

늦도록, 또 혼자되신 후에도,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사시는 분들

물론 이런저런 환경과 조건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 위로부터의 축복이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인생 관리를 지혜롭게 하신 거지. 우러러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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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라고는 날아가는 기러기 바라보기?

그까짓 blogging이 뭐라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storytelling, 저 좋아해서 하면 하는 거지만

좋은 일 따르지는 않더라고.

 

 

“흠, 9월이면 놀기 좋은 때 아닌가” 그래서는 안 되겠지?

육십대에서는 해마다 다르고, 칠십대에서는 달마다 다르고. 팔십대에서는 날마다 다르다는데...

이 한 해라도 그저 보내면 안 될 텐데...

9월에서 12월까지는 한참 아닌가?

 

 

*Hermann Hesse의 시, Richard Strauss 작곡 ‘September’ Gundula Janowitz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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