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목서의 기억 1

 

도시에서 겨울은 좀약 냄새로 들이닥친다.

갑자기 추워져서 두터운 옷들을 꺼내 입은 첫날

지하철 안은 장롱 냄새, 털옷 냄새-비 오는 날 쏘다닌 개에게서 나는 것 같은-가 진동한다.

그러면 나는 골치가 띵~ 멀미하듯 메슥메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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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때문에 섞여 살지 못하겠네?

태평양 건너는 동안 옆자리 승객의 몸내로 고문당하며

시련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였으나

“괴롬과 죄만 있는 곳 나 비록 여기 살아도”는 끝나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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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남도여행길에서 맡던 냄새

달지만 솜사탕처럼 싸구려-‘싼티난다’고 하던가-는 아니고

‘Pleasures’? 좋지만 그건 만들어낸 거니까...

뭐라 표현하기는 그런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전환이 어디선가 풍겨오는 냄새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두리번두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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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아닌데... 나무도 그렇고 꽃도 그렇고 저건 아니지 싶어도

혹시나 하며 다가갔다.

코를 대고 맡았다고 해서 더 좋을 것도 없이 그저 그런

아닌가? 돌아서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돌아보게 하는

그렇구나! 은목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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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강진에서는 은목서 때문에 상쾌했었다.

그러고 보니 통영에서 “뭘까?” 했던 건 금목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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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붙은 작은 꽃들

사람들 모인 곳에서도 향내로 알고 기분 좋게 살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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