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성탄인사}
‘당신’이 생긴다면 말이지요...
소중한 사람이 되어가는 만큼
더욱 소중해진 이에게서 받는 아픔이 커가겠지요.
그가 어떻게 해서는 아니고 제 착각과 욕심이 괴롭히는 건 줄 알면서도
원망되고 그러겠지요.
당신은
기쁜 눈물이고 또 슬픈 행복이기도 하고
당신은
대숲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 나는 밤
눈감으면 더욱 또렷해지는 얼굴
해지고서야 피는 달맞이꽃
그런 당신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들숨으로 받아들여 내 몸 안에 남기를 바랐던 기운
날숨으로 날아가서 빈 가슴인가 했는데
그래서 힘 얻어 살아가게 되는 거지요.
돌아볼 것도 둘러볼 것도 없고
가까이 있는, 떠난 적이 없는 당신
참 예쁘다.
고마워라
빛이기도 하고 불이기도 한 분.
“땅에서는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이들에게 평화!”라고 했지요.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라 했고요.
높은 곳에 있는 별의 인도함을 받게 하신 것은
땅에 펼쳐진 어지러운 사인과 간판들의 홍수에서 헷갈리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제 외조모님은 손자에게 보내시는 편지 말미에서
“반갑고 궁거운 마음 다 전하지 못하고 손이 떨려 쓸 수 없어 이만 그친다” 그러셨지요.
다 전하지 못하고...
복된 성탄 맞으시고
평안하고 강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Jussi Bjorling, ‘O helga na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