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일 느낌
블로깅은 무슨 대단한 사명도, 의무도, 숙제도 아니니까
귀찮아 開門休業으로 남겨두었다고 해서 비난받을 것이 아니다.
그래도 토막(block) 일지(log)라는 원의대로라면
“서부전선 이상 없음”이라는 일상에라도 뭐라 한 줄 남겨야 할 것이다.
“아 세월은 잘 간다 아이 아이”라 하든지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 그러든지.
더욱이 末日이 아니냐?
우리에게 내일이 없어 마지막 날이 아니고 한 마디의 매듭짓기 하는 날.
해는 떴다가 지고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그러니까 그게 그 해인데 그믐날 해넘이와 설날 해맞이가 별날 게 있냐는?
그냥 흐르는 게 아니고 무슨 quantum이랄까 박동 같은
말하자면 일분에 일흔두 번의 맥박이라는 分節이 필요할 거라고.
도약의 반복 때문에 지속이 가능한 거지 측정을 위해서 임의로 만든 게 아니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그런 바람 없고
Regret, I 've had a few? 아니고, 헤아리기엔 너무 많지만
잠 안온다고 輾轉反側할 것도 아니고 가만히 누워
“Gracias a la vida”한다.
근태와는 1972년 2월인가 서로 다른 일로 대학본부에 들렀다가 마주친 게 마지막이다.
“내가 지난 육개월 동안 제 종교를 섭렵한 결론은 ‘신은 없다’는 것이다.
없는 것을 어떻게 알아보겠다고?”가 그의 말.
“으뜸 되는 가르침들을 반년 만에 섭렵했다? 자네가 없다고 했으니 다들 그만 두라는?
그러는 게 아니네.”
그렇게 잽을 나누고 스쳐간 후에 다시 만나지 않았다.
혹독한 시련과 치열한 인생을 살았고, ‘보상’이라기엔 너무 부족한 반짝경기가 따랐지만
그는 다들 존경하고 아쉬워하고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여기게 하는 삶을 살았구나.
입 다물고 있는 게 덕인 날
나라 걱정 안하더라도 아주 할 말 없는 건 아니어서
“내가 닭 한 마리 빚 졌으니”라도.
살아감은 죽어감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올 날(來日)이 온 날이니까...
히말라야에서
Turn! turn! turn! (Judy Collins at Pete Seeger's Show 1964)
Gracias a la vida (Mercedes So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