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독립기념일이 가장 큰 국경일이고보니 수도에서의 의례가 아니라도
각 도시는 야단스러운 불꽃놀이로 이 날을 기념하고 축하한다.
가까이 지내는 몇 가정이 모여 바비큐 파티 등을 하며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바라보는 게
한 여름밤을 즐기는 보통사람들의 때매김이다.
“금년도 반이 지나갔네... 하지 지나니 낮이 도로 짧아지는구먼.” 같은 얘기들 하며.
-참 잠깐이구나, 그렇지?
-응 뭐가?
-사는 게 그렇잖은가?
-뭘? 더 살고 싶은 게야?
-자네 그걸 말이라고 하나?
-아닐세, 소리 높이지 말게.
그래, 하루는 더디 가는데 일년은 빠르고 인생은 아주 날아가니 말일세.
-날개 달린 병거(times winged chariot)를 말하는 건가?
흠, 그 여인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나 보네?
-사람, 싱겁기는.
마침 보름과 겹치게 되었다.
-어, 저 달 좀 보게. 그런데, 달이 왜 붉지?
-그러게, 무협지에 나오는 血月이 저런 거 아냐?
9시 10분쯤 달이 뜰 때는 붉었고, 다음에는 오렌지-‘어륀지’ 시대 얼마 안 남았네-
그러고 한참 있다가는 샛노란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정말 큰 달이 중천을 지르게 되었다.
보통 9시 20분쯤에 시작해서 한 40분쯤 계속하다가 10시가 되면 끝낸다.
첫 방이 올라갈 때 흐아~, 큰 실국화가 연방 피어날 때 우와~
좀 있으면 탄성(歎聲)이 잦아들어 웬만한 장관(壯觀)에도 입 벌리는 사람이 없다.
얼마나 지났을까, 자귀나무 꽃, 배롱나무 꽃, {이따~만한!} 국화, 미선나무 씨, 유성 꼬리
같은 것들이 한꺼번에 피어오르며 연사(連射)하는 포성(砲聲)이 요란해지면
“끝날 때가 된 모양이구나.” 그런다.
짧은 절정(絶頂) 직후 급락(急落)이 당연한 듯
“좀 더 하지~” 기원하지 않고 돌아서기에 바쁘다.
좋은 건 지나가기 마련이지.
{궂은 일, 몹쓸 때도 지나가기로는 마찬가지지만.}
그런데 절망하지 않더라.
{또 오겠지 뭐, 또 하면 되지... 그런 심보.
그래도 좀 슬픈 표정은 지어야지.}
시시한 일들에 시간 뺐기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저런,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라.
블라인드로 가릴 수 없는지 큰 달이 눈에 꽉 차도록 들어온다.
달빛에 책 읽을 수도 있겠네.
휘엉청.
휘청.
* 사진은 검색창을 통해 얻어온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