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기행 2 San Juan Skyway
Skyway는 말 그대로 하늘로 가는 길이다.
말 그대로일까만, 차로 14,000ft까지는 올라가니까 하늘에 가깝게 올라가는 셈이다.
산후안 하늘길은 233 마일(375 km), 꼬부랑 고갯길, 천 길 낭떠러지에 가드레일도 없는 곳이 많으니까
노상 100 km로 달릴 수는 없지만, 일곱 시간 걸리면 돌 수 있다.
走馬看山? 말도 뭘 먹어야지, 초원을 그냥 달릴 수만은 없을 것이고
이런저런 둘레길과 오름길을 기웃거리고 온천탕에도 담그자면 사흘은 묵어야 할 거라.
아 좋다, 참 좋구나! 그런 느낌 몇 번 뱉다가 “가만 있자, 나만 호들갑?” 그리 되어 머쓱.
{좋지 않아? 좋으면 좋다고 그래야지.}
Denver-Durango 간의 Colorado Trail 길이가 470 마일(756 km)이다.
Trail이 우리말로는 오솔길이겠는데, 부산-신의주 거리를 백두대간 평균 고도의 두 배가 더 되는 고지대로만?
자동차 쉴 만한 데에는 동네 산-그러니까 10,000피트 정도 높이-으로 오르는 길이 나있는데
못 가본데 다 가봐야 하는 건 아니지, 세상 여자를 다 만나야 한다는 게 말이 돼?
{에고, 비유를 들어도 꼭...}
높다고 걷지 못할 건 아니더라. 뛰는 건 다른 얘기겠지만.
{한국 축구가 울고 가는 테헤란 경기장은 겨우(?) 1273 m, 볼리비아의 라파스가 3600 m}
갑자기 일어나면 팽~, 목젖이 쉬이 마르고 콧속에 피딱지가 눌어붙는 정도.
딸애가 어련히 알아서 잘 짰으랴, 누구라도 3박4일의 일정이라면 그렇게 가는 게 좋으리라.
Durango 공항-애걔~-에 내려 시내를 둘러본 뒤 첫날밤은 Silverton에서 자기.
작은 마을에 호텔이 있을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는 펜션이라고 하던가 Bed & Breakfast를 골라야 하는데,
그게 평판 같은 걸 잘 모르니까 험한 데에 걸리면 여행을 잡쳐버리게 되지만
의외로 괜찮은 데가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안면 틀 분위기로 딱 그만.
-아줌마, 이 마을 홍보대사?
-아니고, 우리 평상 차림이 이래.
하, 카메라 잡아줄 사람 있으면 가운데 끼어 찍혔을 텐데.
저녁 들고 산보하다가 다리 위에서 그렇고 그런 웅덩이를 찍었는데
여관 주인 얘기로는 바로 그 다리에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를 찍었다나
그 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나오는, 촌스럽게 <내일을 향해 쏴라>로 옮긴.
바로 위 사진은 John Wayne, Glen Campbell이 출연한 <True Grit(1969)>을 찍은 자리.
‘000 촬영 로케’ 식의 안내판 같은 게 없더라고.
다음날은 ‘미국 안의 스위스’라는 Ouray에서 묵으면 되겠다.
별 건 없고, 인디언 수공예품 쇼핑, 짧은 트레일 걷고 내려와 노천탕 즐기기 정도.
Durango에서 협궤 열차-증기기관-를 타고 세시간 걸리는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머물지 않고 Telluride까지 내처 가도 무리한 일정은 아니다.
잎이 떨어진 아스펜 가지들 그런 대로 곱고
아직 달린 잎들 금화가 되어 내게로 쏟아지면?
맞아 죽겠지.
{없으면 없는 대로 살자. 이만하면 족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