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기행 2 San Juan Skyway

 

 

Skyway는 말 그대로 하늘로 가는 길이다.

말 그대로일까만, 차로 14,000ft까지는 올라가니까 하늘에 가깝게 올라가는 셈이다.

산후안 하늘길은 233 마일(375 km), 꼬부랑 고갯길, 천 길 낭떠러지에 가드레일도 없는 곳이 많으니까

노상 100 km로 달릴 수는 없지만, 일곱 시간 걸리면 돌 수 있다.

走馬看山? 말도 뭘 먹어야지, 초원을 그냥 달릴 수만은 없을 것이고

이런저런 둘레길과 오름길을 기웃거리고 온천탕에도 담그자면 사흘은 묵어야 할 거라.

 

 

12102501.jpg

 

12102502.jpg

 

 

아 좋다, 참 좋구나! 그런 느낌 몇 번 뱉다가 “가만 있자, 나만 호들갑?” 그리 되어 머쓱.

{좋지 않아? 좋으면 좋다고 그래야지.}

 

 

Denver-Durango 간의 Colorado Trail 길이가 470 마일(756 km)이다.

Trail이 우리말로는 오솔길이겠는데, 부산-신의주 거리를 백두대간 평균 고도의 두 배가 더 되는 고지대로만?

자동차 쉴 만한 데에는 동네 산-그러니까 10,000피트 정도 높이-으로 오르는 길이 나있는데

못 가본데 다 가봐야 하는 건 아니지, 세상 여자를 다 만나야 한다는 게 말이 돼?

{에고, 비유를 들어도 꼭...}

 

 

12102503.jpg

 

 

높다고 걷지 못할 건 아니더라. 뛰는 건 다른 얘기겠지만.

{한국 축구가 울고 가는 테헤란 경기장은 겨우(?) 1273 m, 볼리비아의 라파스가 3600 m}

갑자기 일어나면 팽~, 목젖이 쉬이 마르고 콧속에 피딱지가 눌어붙는 정도.

 

 

              12102504.jpg  12102505.jpg

 

 

 

딸애가 어련히 알아서 잘 짰으랴, 누구라도 3박4일의 일정이라면 그렇게 가는 게 좋으리라.

 

Durango 공항-애걔~-에 내려 시내를 둘러본 뒤 첫날밤은 Silverton에서 자기.

작은 마을에 호텔이 있을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는 펜션이라고 하던가 Bed & Breakfast를 골라야 하는데,

그게 평판 같은 걸 잘 모르니까 험한 데에 걸리면 여행을 잡쳐버리게 되지만

의외로 괜찮은 데가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안면 틀 분위기로 딱 그만.

 

 

12102506.jpg

 

-아줌마, 이 마을 홍보대사?

-아니고, 우리 평상 차림이 이래.

하, 카메라 잡아줄 사람 있으면 가운데 끼어 찍혔을 텐데.

 

 

저녁 들고 산보하다가 다리 위에서 그렇고 그런 웅덩이를 찍었는데

여관 주인 얘기로는 바로 그 다리에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를 찍었다나

그 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나오는, 촌스럽게 <내일을 향해 쏴라>로 옮긴.

 

 

12102507.jpg

 

12102508.jpg

 

바로 위 사진은 John Wayne, Glen Campbell이 출연한 <True Grit(1969)>을 찍은 자리.

‘000 촬영 로케’ 식의 안내판 같은 게 없더라고.

 

 

12102509.jpg

 

 

 

다음날은 ‘미국 안의 스위스’라는 Ouray에서 묵으면 되겠다.

별 건 없고, 인디언 수공예품 쇼핑, 짧은 트레일 걷고 내려와 노천탕 즐기기 정도.

Durango에서 협궤 열차-증기기관-를 타고 세시간 걸리는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머물지 않고 Telluride까지 내처 가도 무리한 일정은 아니다.

 

 

12102510.jpg

 

             12102511.jpg  12102512.jpg

 

 

 

잎이 떨어진 아스펜 가지들 그런 대로 곱고

아직 달린 잎들 금화가 되어 내게로 쏟아지면?

맞아 죽겠지.

{없으면 없는 대로 살자. 이만하면 족하지 않은가}

 

 

12102513.jpg

 

1210251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