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이 있었어요
곱게 늙었다고 할까, 학(鶴) 같은 이였지요.
나이 들었기에 애인으로 삼아도 될 것 같은, 그런데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으로 남아있는 이였지요.
늙은이 냄새라곤 전혀 없고 오히려 향수 없이 그윽한 방향을 내는, 그러니까 메주나 한약 냄새가 아니고 라벤더처럼 무슨 서양 약초 같은 냄새를 아주 약하게 풍기는 이였지요.
그에게 아내가 있었지요. 일찍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하게 된.
그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라고 물으면, 연한 바람 같은 소리로 “응, 마누라 x 치는 재미로 살아.”라고 대답하곤 했지요.
어느 날, 그렇게 치고 나서 씻겠다고 싸우나를 다녀오던 그가 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