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문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냐고? 

“내가 속옷을 어디다 벗어뒀더라?” 

아니면, 그냥 배가 아파 쪼그리고 있는 모습? 

심각한 모양인데, 그런 실없는 농담을.

 

까미유 클로델.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한 게 죄? 

아무렴 그게 죄이겠으며,

또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녀는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 

따라갈 것인가,

지옥까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고 다 사랑은 아니겠는데,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하지 않기? 

그건 말이 안 되는데... 

사랑하기에 거리를 두자, 헤어지자? 

그것도 마찬가지 얘기, 말이 안 된다는. 

 

졸다가 떨어질라.

 

아무렴 베아트리체가 지옥에 갔겠는고? 

단테여, 왜 거기서 그렇게 있지? 

지옥을 둘러보고 나왔으면 됐지, 들어가는 사람들 지켜볼 것까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