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반석이 아니고 '짱돌 한 개'였지
흔히 베드로를 ‘반석’이라고 옮기는데, 헬라어 petros는 그냥 ‘돌’(a stone)이라는 뜻이거든요. 반석은 한 개의 돌멩이라기보다는 ‘암반’을 의미하잖아요?
그러면, 마태복음 16장 18절을 보자고요.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반석’은 헬라어로 petra(여성 명사)입니다.
비록 ‘이’라는 지시 형용사가 들어가서 헷갈리게 되었지만. 베드로는 ‘이’ 반석이 아닙니다.
그럼 ‘이 반석’은 뭐냐?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신앙 고백이라는 거죠. 그것조차 베드로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라”는 거죠.
그러니 베드로, 거기서 더 나아가 어부의 반지를 낀 이가 교회의 ‘기반’이라는 건 뭘 모르는 얘기라고요.
베드로가 반석이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돌’--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인 것은 사실이거든요.
제가 한일 굴욕 외교 반대와 삼선 개헌/유신 반대 데모에 참여하기도, 구경하기도 했거든요.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굴다리가 있었는데요, 그걸 학생들이 먼저 점령하면 진압 경찰들이 곤욕을 치렀어요. 철로에 깔린 자갈들이 실탄처럼 위력을 발휘하면 ‘행주 대첩’같은 학생들의 승리가 보장되었거든요. 그래서 담을 높이 쌓아 철로로 올라갈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 다음엔 보도 블록을 빼어 깨어서 썼지요. 아, 젊음이란 좋았어라. 낭비할 수 있을 만큼 지천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후에 대학가 근처의 보도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하고 말았지요.
딴 얘기 아니고, 하나의 ‘돌’도 ‘흙덩이’보다는 낫다는 얘기하려고...
그런데, 요한은 그의 cousin(6촌이라 해도 되고) 베드로를 두고 말할 때에 대부분은 ‘시몬 베드로’라고 지칭하더라고요. 시몬이면 시몬이고, 베드로면 베드로일 것이지...
이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요한은 베드로를 너무 잘 안다 말이지요. 어려서는 같이 놀았고 어른이 된 다음엔 동업자여서, 흠을 가리기로 하자면 “어휴, 저런 게...”라고 풀어놓을 ‘거(꺼)리’가 많았던 게죠. 그럼, 영락없는 그때 그 ‘시몬’이지. 그렇지만, 주님께서도 ‘베드로’라고 부르셨고, 나중에는 초대교회의 총감독(?)으로 우뚝 솟은 대사도가 되었는데, 그런 분을 ‘아명’(兒名)으로 부를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도 “시몬... 쩝쩝... 베드로”라고 불러야했던 요한은 “내가 형을 잘 아는데...”하는 기분으로 그랬던 것 아닐까?
그런데, 시몬은 시몬인데, 베드로일 수 있는!
그런 소망을 품고 노력하면 베드로 비슷한 정도는 될 것이고, 또 남들에 대해서도 그렇지, 마치 협박처럼 “내가 널 잘 아는데 위선 떨지마”로 나올 게 아니고, “형씨, 시몬이긴 한데 꼭 베드로 닮았네”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