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새긴 판화

 

    수적(手迹) 한 점 받자와
    옥판 선지(玉板宣紙) 품고 다녔는데
    그분 뵙기도 전에
    다 구겨지고 땀으로 절었다
    이젠 버려야지
    기연(機緣) 닿으면
    속치마나 등판에라도
    아냐
    마음판에 이미 새겨지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