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합니다
나는 밀려난 사람이다.
재진입을 원하는가? 누가 불러야지.
그래서 괴로운가? 아~니.
있던 자리
없는 듯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도
없어서는 안될 것인데
있나마나 한 것으로 여기고
아예 없애버렸다
있기는 있어야 하니까
기왕이면 다홍치마로 골랐겠지
야단스러운 것을 데려왔으니
야단났다
있는 자리
그렇게 안 되었겠지만, 그랬다면?
소식(蘇軾)이 높은 자리에 올라 오래 지키고 있었다면?
우리는 재미없는 거지.
째지게 가난한 동네로 쫓겨가서
돼지고기나 즐겼지만,
동파육(東坡肉)을 남겼으니
황주 사람에게 은혜를 입혔다.
명리(名利)를 구하지 않았다면
속상할 일 없겠고,
서호에 배 띄우니
부러울 것 없어라.
그의 형편이 좋았다는 게 아니고,
그 때문에 우리가 괜찮다는 얘기.
이 가을날에
“부공적취여운연(浮空積翠如雲煙)”이라 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