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雲霧) 더불고


 
배운 것이 다 쓸데 있는 것도, 써먹자고 배운 것도 아니지만,
구름의 이름도 높이와 모양에 따라
권적운, 적란운,... 라틴어로는 ‘-us’로 끝나는 게 수없이 많은데,
모였다가 흩어지는 물방울에 무슨 종류가 있겠는가.
이름은 다를 수도 있어...
위턱, 밑턱, 더미, 매지, 타래, 띠, 차일, 오리, 양떼, 새털, 비늘,
조개, 모루, 정어리, 나비, 모자,...
먹구름?  아니 꽃구름, 놀구름.
상관없다고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니,
이름을 만나거든
“아, 그러십니까?” 하렷다.
몰라? 
이름 붙여주고
길들여가기를.
떨어져서 보면 그런데,
들어가면 오리무중(五里霧中)
뵈는 게 없어요.
홀려 헤매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