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쉬
쉬이~
내가 날 어르고 달래고 추키고 추임새로 북돋는데
잉? 잘 안 돼.
“지리산 저 험한 골짝이 섬진강을 누는구나”(문인수, ‘오줌-3월, 섬진강’)까지야 바라겠냐만
그래도, 이게 아닌데, 이래서는 안 되는데...
그러고는 아버님 생각이 난 거지.
먹는 게 문제 아니고 빼는 게 문제더라고.
싸는 게, 잘 싼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덜 들이고 잘 빼기, 그게 비움이겠다.}
-아버님, 약에게 의존하지 말고 어떻게 좀...
-할 수 있다면 내가 왜 약을 먹겠냐?
{그렇군요... (몰랐니, 나뿐눔~)}
변비예방, 이뇨제, 그런 것만으로 안 되어 관장을 하는데
그게... 그러는 중에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거지.
빨리 몸을 일으키거나 움켜쥐고 후다닥 달려갈 형편이 안 되니까.
외인인 입주 간병인에게는 맡겨도 아들에게는 한사코 내보이지 않으셔서
21개월 같이 사는 동안 꼭 두 번 살펴드렸다. {간병인 출타 중에}
안고 모신 적이 없었다.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
야기를 들었습니다. 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었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따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
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문인수, ‘쉬’ (전문)-
글쎄 뭐 절창이니 백미니 걸작이니 그런 말 붙여줄 건 아닌데
왜, 그저 그만한 애들 많이 깐 꼴을 두고 ‘여신강림’이니 하는 말을 쉽사리 내뱉는지라...
그런데, 그 시 괜찮네!
비평이나 시론(詩論) 아니니까 “아 그 시인 오줌 얘기, 끈/줄 언급 잦더라” 할 건 아닌데...
‘그 길고 긴 뜨신 끈’
가신지 여러 해 되었는데 이어져있구나.
툭, 쪼르르, 툭이지만 말이지.
어쩌겠냐 발이 약해지는 걸?
끗발, 말발, 약발, 기도발{?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면 가늘고 여린 만큼 고운 발
보드라운 명주 천 짤 수 있을까?
굳이 가릴 건 아니지만 일부러 내보일 것도 아니어서
흐릿하게 어렴풋이 있음(在室)만 알리며 바람 통하는 정도의 발은 어떻겠냐고?
뭐 그런 걸 동네방네 떠들어 대냐고?
쉬! 끊어질라...
당당하게 시들기, 형편 다 도 긴 개 긴이리라.
Music: It is well with my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