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는 율법이 아니고, 규칙, 상식이다.
‘Torah’를 보통 ‘율법’으로 옮기는데, 좀 과한--‘오버’라고 하던가-- 번역이 아닌가 싶다.
그냥 ‘규칙(rule)’이라고 그러면 어떨지?
우리는 규칙의 그물집(web) 속에서 살고 있다.
예컨대, 빨간 불엔 서야 하고, 뭐 그런 것.
하긴 빨간 불엔 빨리 가고 노란 불엔 놀면서 가는 이도 있지만, 그러면 제재를 받는다.
그런 규칙을 제대로 지킨다고 해서
‘율법주의’라고 할 게 아니고, 그건 ‘상식’이다.
안 지키면 어쩔 거야?
--지하철 벽에 붙은 경고--
“역무원의 허가 없이 선로에 들어가면 철도법 제78조에 의거 처벌받게 됩니다. 역장.”
아니 저런, 노인이 선로로 떨어졌네, 근데, 저기 봐, 열차가 들어오네...발 동동.
자, 그런 상황에서 ‘허락 받으러’ 역장을 찾아가겠냐고?
용감한 시민... 범법했으니 처벌감인데, 어찌하여 시상감으로?
건강한 사회는
상식이 율법주의를, 양심이 상식을
대치하거나(supersede), 적어도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suspend) 데에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