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는 말자

 

고국의 들판에 핀 마타리를 그리워하며,
학명으로 찾아 어렵사리 모종을 구해서 심었다. 

 

꽃이 피긴 했는데, 쨍 개인 가을하늘 아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아니다. 
추천을 받아 기대하며 채용한 사람이 “이건 아닌데...”라는 기분. 
조처럼 노란 알들 같이 다닥다닥 붙은 꽃이라는 게 그저 그렇다.  덤덤~. 
내 기대가 나를 속인 것이지, 우리 집 마타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에게 ‘배신’의 책임을 묻지 말자.

 

마타리의 꽃말은 ‘미인’인데, 그게 그런 얘긴지? 
미인이건, 꽃이건 멀리서 바라보자는.  
  
마음에 든다고 접사(接寫)할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는 가까이서 보고 싶다.  더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