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1) - 아무나 오게

 

연휴라 거리가 조용하다.
저녁이 되면 몇 집들이 모여서 고기 구워 먹고 난 다음에
불꽃놀이를 즐기면서 무더위를 견디게 된다.


명절에 오라는 데 없으니 편해서 좋다.

기분 맞는 사람들 몇을 불러 그만큼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는 파티에 가지는 않았지만,
갈 데가 없는 건 아니니까...

 

 

 

 

누구라도 와서 즐기도록 초대된 파티

 

예전에는 ‘왕궁의 불꽃놀이(Royal Firework)’니 ‘수상음악(Water Music)’이니 해서
소수특권층만 즐길 수 있었다.
그렇다고, “상것들이 보면 안 되니 폭죽이 담 높이 이상에서 터지면 안 되느니라”
할 수는 없었겠다. 
하늘을 젖히듯 찢듯 퍼지며 수놓지 않는 다음에야 뭐 그리 대단한 구경거리이겠는가.
그러니, 배아프더라도 높이 쏘아 올려야 할 것이다.

 

                       

 

 

하늘을 독점할 수는 없잖아?
우과청천(雨過晴天)의 푸른빛을 나 혼자서만 즐기겠다고
하늘을 가리도록 차일(遮日)을 치겠는가?
서커스라면 돈 낸 사람만 가려 받고 장막 안에서 보게 할 수 있겠지만,
하늘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일에 어찌 관중을 선별할 수 있겠는가?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누구나 다 볼 수 있고
누구나 다 갈 수 있고
누구나 다 즐길 수 있고
그리고... 피할 수 없고.

 

다들 앞을 보고
더러 두리번거리고
내려다보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위를 쳐다보기란 쉽지 않다.

 

말하자면 직립원인의 눈높이쯤으로
우리 시선은 고정된 셈이니까.

 

아파서 누워있게 되면,
꼭 그만큼은, 누워있는 동안만은
별 수 있나 위만 봐야지.


길지는 않지만
불꽃놀이를 보자고 해도
그렇게 고개를 치켜들어야 하던 걸.
무슨 징조를 찾던 동방박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