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unday (4)
느낌표?
이젠 사람들이 아니라 제단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전면에 걸린 큰... 뭐지?
눈이 침침해져서 그러려니 하고 보는 건데,
그게 느낌표 같더라고.
무슨 방울?
뾰족한 끝에 방울 하나 달렸는데,
아직은 달려있지만
금방 떨어질 것 같다.
위험한 고드름처럼.
눈물방울?
보살의 속눈썹 끝에 모아지듯 사라진.
그런 진주도 있지.
아픔을 품고 사니 진주가 되었겠는데,
속살 찔렸다고 다 눈물처럼 되진 않더라.
그 왜 만년필에서 떨어진 잉크 방울 있잖아?
아까워서 이리저리 불고 흘려서 심리 테스트 그림 만들던.
잭슨 폴락이 뭐 별건가,
미친 X 널뛰듯 바쁘게 뛰어다니며 물감 방울 흩뿌리던데.
쇠똥구리가 굴리는 오물 같기도 하고
미미한 눈덩이 같기도 한데,
굴러오는 기세가 그게 아니네.
차륜 밑에 깔리든지
눈사태로 덮일 듯한 두려움.
......
실은 압도되었지.
간신히 깨어나 기어 나왔고.
핏방울?
피는 피하고 싶은 거잖아?
말하고 나니 좀 그렇다.
그래도 없으면 못사는 거니까,
모자라면 수혈이라도 해야 되니까.
저~기... 참 멀다.
갈보리에서 발원한 강이
사해로 닿아 흐르더라고.
듣고 있나요?
내가 딴 짓 하는 줄 눈치챘는지 설교자가 그러더라.
“듣고 있나요?”
딴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뇨” 그랬다.
고장난 유성기처럼 거기서 맴돌고 있었다.
속으로 노래불렀지.
You are beautiful,
My sweet, sweet song.
I will sing again.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리를
느끼고 있다.
가지는 않고 멀리서 바라보면서
지평선이라 부르지만,
여기가 거기 아니냐고.
Beth-El (하나님의 집)이라는.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을
(왜 그걸 ‘세상’이라고 부르는지 몰라.)
문간에 두고 들어오라고 그러지 않더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다시 챙겨간다고
야단치지 않더라.
안쓰럽다는 눈총이 등에 꽂히긴 하대.
아니, 듣지 않았어.
그 말 하나 들어오더라.
“괜찮아. It's OK.”
돌아가는 길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멀기야 멀지.
멀다고 가만있을 게 아니고,
그렇게 가만있다고 좁혀질 것도 아니니까,
한번에 한 걸음씩.
(그야 한번에 두 걸음은 안 되는 거니까.)
그런 걸음으로 별까지?
가다 보면,
쓰러질 때까지 가면,
그 뭔가 접시 같은 데에서 무슨 광선 같은 게 쏟아져 나오고
그런 빛줄기로 빨려 올라가는 것 봤지?
나무십자가 타고
그렇게 끝까지 올라가게 될까?